(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불과 2년 전까지 부동산은 '불패'로 통했다. 자고 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얘기까지 나오며 너나할 것 없이 주택매수에 뛰어들었고 그렇게 대한민국은 부동산 광풍에 휩싸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이 급변했다. 연이은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는 투자 심리 위축을 불러왔다. 이제 사기만 사면 오르는 시대는 갔다. 올해부터는 부동산도 서둘러가 아닌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영역이 됐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진입하기 전 기존에 내렸던 분석들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제가 됐던 요인들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의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를 기대해선 곤란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집값이 더 내려야 한다'며 시장 안정에 중점을 두고 다주택자 양도세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개편 등 규제 완화 속도조절에 들어가서다. 만약 규제 완화를 염두에 두고 투자계획을 짰다면 전략을 일부 수정할 것을 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불명확한 금리상단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어디까지 올릴 지를 알 수 없어서다. 지금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결국 연준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기준금리에 대한 여파는 국내 정책으로 상쇄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최근 제기되는 하락론도 맹신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주택을 매도하자는 분위기가 확산하지 않았고, 그간의 수요억제책으로 인해 아직 수요가 완전히 실종된 상태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매매건수가 아직 시장을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상태라고 봤다. 1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2만5761건으로 전월(2만8603건) 대비 9.9%, 전년 동월 대비 38.2% 줄어든 상황이다.
주택 시장의 경우 한동안은 실수요와 급매 거래를 위주로 흘러갈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자금여력을 갖춘 실수요 또는 급매를 잡으려는 일부 투자자들이 시장에 발을 들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수요의 매수 시점은 '지금'이라고 했다. 계속해서 저점을 기다리기보다는 가격이 떨어진 지금이 내집 마련의 적기라는 설명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 또는 매매 등은 자금여력을 갖춘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금리 이슈 안정에 따라 매수세 증가가 예상된다"며 "무리한 저점매수보다는 주거안정성을 고려해 매수에 나서도 된다"고 말했다.
단 투자 수요는 주의가 요구된다. 입지별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장세인 만큼 지역에 대한 고려없이 싸다고 덥석 잡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의미다.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투자를 권하지 않았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시장 상황 여건이 전년보다는 완화했지만, 고금리 기조라든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의사결정 소요시간은 증가했다"며 "수익률에 대한 평가변동으로 섣부른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진행하는 뉴스1 건설부동산포럼에선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주택시장의 여건변화에 따른 실수요와 부동산투자 트렌드를 소개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