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옷 제대로 입어" 남성 수백명이 소녀 한 명을...

해당 여성과 동행하던 남성은 여성 보호하던 중 흉기에 찔리기도
사건과 연루된 남성 16명만 현지 경찰에 체포돼

2023.01.06 13:51  
[파이낸셜뉴스]
이라크에서 17세 여성이 ‘복장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성 수백명에게 쫓기고 공격당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의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란 국적의 17세 여성은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개최된 오토바이 경주 대회를 관람하러 방문했다.

당시 해당 여성은 검은색 민소매 상의와 니트 가디건, 치마를 입고 있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행사장에서 수백명의 남성들이 무리를 지어 해당 여성을 위협하며 쫓아갔다. ‘(불량한 복장을 입어) 선수들을 방해했다’는 이유였다. 이들은 해당 여성이 행사장에서 퇴장할 것을 요구하며 여성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들은 해당 여성에게 폭언과 욕설까지 건네며 여성을 휴대전화로 계속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을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군중은 오히려 소리를 지르며 환호하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여성은 얼굴에 휴지를 대고 현장을 벗어나려 시도하지만, 남성들은 이 여성을 계속 쫓아간다. 일부 남성은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하기까지 했다. 한 남성이 해당 여성을 발로 걷어 차 주차된 자동차에 부딪히게 하는 끔찍한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데일리메일은 여성과 함께 현장을 찾았던 남성이 해당 여성을 도우려다 군중에게 폭행을 당하고 흉기에 찔려 부상을 입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여성의 경우 생명에 지장이 있는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여성은 과거에도 해당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이 사건과 연루된 남성 16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체포된 남성들에게서 여러 점의 흉기를 발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쿠르드 의회 대변인은 이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단지 다른 평범한 관람객들처럼 경주를 관람하고 싶었을 뿐인 해당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무자비한 공격은 우리 여성을 대하는 야만적 방식이 체계적으로 표출된 결과”라며 “이러한 야만성에 침묵하는 사회나 당국은 빠르게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르드 지방정부 역시 성명을 내고 해당 여성에 대한 공격이 “수치스럽다”고 비판했다. 쿠르드 지방정부 대변인은 “이러한 사건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