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30일 2023 회계연도 일반회계 세출예산안 3조6838억원을 편성했고 이 중 청년도약계좌 기여금 예산 3440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에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해 연간 소요재원 6900억원의 약 절반을 편성했다.
기여금이란 저축 상품 가입자의 납입액에 비례해 정부가 일정비율을 지원하는 금액이다. 정부는 청년도약계좌를 만 19~34세 개인소득 6000만원 이하이거나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를 대상으로 월 납입액 40만~70만원, 만기 5년, 기여금 매칭률 최대 6% 기준으로 설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선 공약에서 크게 후퇴한 수준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지난 2월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19~34세 청년이 매달 70만원 한도 내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월 10만~40만원의 기여금을 보태 10년 만기로 1억원을 만들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공약대로면 가입자가 월 60만원을 납입하고 소득·재산 요건을 충족해 월 10만원의 기여금을 받고 금리 연 3.4%를 적용받아 비과세 혜택까지 받으면 10년 만기 시 약 1억16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예산안에 따르면 가입자가 월 60만원 납입시 받을 수 있는 기여금은 최대 매칭률 6%를 적용해도 월 3만6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더 많은 청년들에 기회를 주기 위해 가입대상을 최대한으로 넓히고 만기는 절반 수준으로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대 306만명의 청년들이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납입금액도 가입자별로 다르고 은행에서 제시할 금리 수준도 미정"이라며 "단 만기시 최대 5000만원의 목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300만명 이상의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일부 세부항목을 조정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금리 수준 등이 결정돼야 하겠지만 앞서 나온 청년희망적금과 비교해서도 결코 혜택이 줄어들거나 기존 정책에서 후퇴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는 올 초 출시돼 뜨거운 관심을 모은 '청년희망적금'을 재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청년도약계좌를 가급적 조속히 출시해 청년도약계좌 가입기준을 충족하는 청년들에게 가입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은 "관계기관과 협의를 해본 결과 두 상품을 중복해서 운영하는 것보다는 청년도약계좌가 좀 더 유의미한 자산 형성을 할 수 있어 이쪽으로 청년들이 가입토록 하는 게 낫겠다 판단했다"며 "청년희망적금은 올 초 판매로 마무리를 하고 내년 청년도약계좌를 조속히 출시해 지원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