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죽은 돼지 심장이 1시간 뒤 '콩닥콩닥', 돼지 의식은...

2022.08.04 13:16  
베트남 하노이의 한 농장에서 밖을 보는 돼지 2019.06.2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미국 예일대 연구팀에서 특수 용액을 활용해 죽은지 한 시간이 지난 돼지 장기 소생에 성공했다. 사후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여 이식용 장기 공급 확대와 심장마비, 뇌졸중 등 혈액 순환이 멈춰 발생하는 장기 손상 방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2019년 죽은 돼지의 뇌에서 일부 세포의 기능 회복에 성공한 네나드 세스탄 예일대 교수가 주도했다. 이번엔 뇌뿐만 아니라 전신 장기를 실험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특수용액 오르간엑스(OrganEX)엔 영양분, 소염제, 신경차단제 등이 포함됐다. 숨이 끊긴 돼지에 한 시간 뒤 심폐소생장치와 유사한 기계로 오르간엑스를 주입하자 심장, 간, 뇌 등 장기 세포들이 다시 기능을 회복했다.

6시간이 지나자, 오르간엑스는 장기 부종, 혈관 붕괴 등 사망 후 혈류 정지와 산소 부족으로 발생하는 손상 감소에 도움을 주는 등 효과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돼지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실험 내내 돼지 뇌에선 별다른 전기 반응의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을 찍기 위해 오르간엑스를 주입한 돼지에 요오드 조영제를 넣자 돼지 머리가 홱 돌아가긴 했지만, 여기에 뇌와의 연관성은 찾을 수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편, 사람의 장기기증은 크게 사후기증, 뇌사기증, 생체기증 3가지로 구분된다. 안구, 각막 등은 사후 기증이 가능하지만, 간, 심장 등 일부 장기는 훼손 문제 때문에 뇌사 상태에서만 이식 가능하다.


이번 연구가 향후 이식용 장기 공급 증가와 관련해 주목받는 이유다. 다만 연구팀과 긴밀히 협력한 것으로 알려진 생명윤리학자 스티븐 라탐 예일대 '생명윤리를 위한 학제간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결과는 단지 첫 걸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