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조만간 공공기관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21일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를 발표한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공공기관의 구조조정과 청사 매각 등 비용 절감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정부도 조만간 공공기관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공공기관 구조조정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공공기관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공공기관 평가를 엄격히 하고 방만하게 운영돼 온 부분은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공공기관 구조조정에 대한 개략적인 방향을 제시해 이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윤 대통령은 가장 먼저 필요 이상으로 방대한 공공기관 건물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과하게 넓은 사무공간을 축소하고 호화로운 청사는 과감하게 매각하고 임대로 돌려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이렇게 절감된 금액을 국고로 환수해 저소득계층 등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며, 공공기관 청사 매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할 태스크포스(TF)를 기획재정부에서 설치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서구 공공기관의 경우 검소하고 작은 규모로 운영하는 모습이 많았다면서 우리나라도 그런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의 부채 문제도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공공기관 부채는 작년 말 기준으로 583조원에 이르고 있음에도 지난 5년간 공공기관의 조직과 인력은 크게 늘었다"며 "공공기관 평가를 엄격히 하고 방만하게 운영돼 온 부분은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언급대로 기존 경영실적평가 방식을 개편하는 한편 평가에 따른 징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공기관 개혁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평가결과 적자가 나오거나 경영이 부실했다면 이번 정부라고 해서 특별한 조치를 하는 게 아니라 과거부터 해온 방식과 절차에 따라 그렇게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350개에 이르는 공공기관 혁신은 전 부처가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정부도 예외일 수 없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토부 산하에 LH 등 큰 공기업이 많은데 부처는 재취업에 대한 이해관계 때문에 개혁에 한계가 있으니 파급력이 높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년 만에 재임해 보니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이 대폭 증가했지만 늘어난 만큼 서비스가 좋아졌는지 조사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