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박재하 기자 = "조금이라도 머뭇하다가는 언제 또 기회가 올 지 몰라서 바로 항공권을 예매했어요"
직장인 최소리씨(29·여)는 해외 입국자 격리 의무가 면제된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항공권부터 예매했다. 그는 "입사 직후에 코로나19가 유행해 한 번도 해외여행을 못 가봤는데 이번에야말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새 방역 방침에 따라 해외 입국자 7일 격리 의무가 해제되자 시민들은 2년여 만에 해외여행을 갈 수 있게 됐다며 환호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되면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피어오르고 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나지는 않은 만큼 다시 방역지침이 강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공존했다.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부터 국내와 해외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한 백신을 맞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모든 해외 입국자는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기존 해외 입국자는 7일간 격리했다.
다시 찾아온 여행 기회에 직장인들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직장인 유모씨(30·여)는 "5월에 유럽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격리면제 소식에 신났다"며 "(격리면제가) 위험할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일단 좋긴 하다"고 말했다.
귀국 후 격리 부담이 줄어들자 해외에서 떨어져 지내던 가족들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취업 준비생 박모씨(25·여) 이미 필리핀에 가 있다. 그는 "필리핀에 부모님이 살고 계셔서 거의 2년만에 방문했다"며 "취준생이라 오랫동안 격리가 힘들었는데 면제돼서 좋다"고 말했다.
대학생 조모씨(23·남)도 "부모님께서 인도에 사셔서 4월에 다녀올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유행 이후 부모님을 처음으로 인도에서 뵐 수 있어 기대가 많이 된다"고 환하게 웃었다.
다만 지난해 11월에도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해외 여행길이 다시 막힌 사례가 있어 방역 지침 변경에 따른 우려도 적지 않았다. 특히 갑작스러운 확산세 증폭으로 항공권과 숙박 예약 취소와 같은 금전 피해 우려가 높았다.
조씨는 "여행 전이나 여행 도중에 격리 지침이 바뀔까봐 걱정"이라며 "항공편 스케줄을 갑작스럽게 바꿔야 하면 금전과 시간 피해가 너무 커서 바뀐 지침대로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해외 여행을 계획 중인 직장인 유모씨도 "큰마음을 먹고 결심했는데 이러다 갑자기 격리지침이 바뀌면 화가 날 것 같다"며 "지침이 시도때도 없이 바뀌어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토로했다.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권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려워졌다. 취준생 김모씨(27·남)는 "티켓을 알아보니 생각보다 티켓이 비싸기도 하고 비행기편이 너무 없었다"며 하루에 많아야 한 편씩 밖에 없는데 스케줄 잘 맞춰서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부터는 새 방역 지침이 시행되기 전(3월15~20일) 입국한 예방접종 완료자도 격리를 해제하는 소급적용을 받는다.
한편 정부는 오는 4월1일부터는 접종 이력을 등록하지 않더라도 백신을 맞은 경우 격리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코로나19 위험도가 높은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우크라이나·미얀마 4개국은 격리면제 제외 국가로 지정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