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상대방의 '컨벤션 효과'라고 치부하기엔 열흘이 지났다. 열흘 새 지지율 격차는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여유를 보였지만, 이제 경고등이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3주 먼저 본선에 올라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이야기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경선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를 업고 1위로 올라섰다. 이에 반해 이 후보의 지지율은 대장동 의혹 여파와 본인 리스크에 줄곧 갇혀 있다.
1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 보다 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45.6%로, 이 후보(32.4%)를 13.2%포인트 앞섰다. 두 사람 모두 일주일 전 같은 조사보단 지지율이 올랐지만, 윤 후보의 상승폭(2.6%포인트)이 이 후보(1.2%포인트)보다 다소 컸다.
수도권이 비상이다. KSOI의 같은 조사에서 이 후보의 서울 지지율은 30.9%로, 윤 후보(52.5%)에게 20%포인트 넘게 처졌다. 서울의 냉랭한 분위기는 이 후보의 홈그라운드 격인 경기로도 퍼졌다. KSOI 조사에서 이 후보의 인천·경기 지지율(35.1%)은 윤 후보(41.8%)에게 미세하게 밀렸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수도권은 2012년 19대 총선 이후 실시된 모든 전국 단위 선거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으나, 이 후보가 수도권 표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밀리는 판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정권 재창출'보다 '정권 교체'로 기울어진 구도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가 스스로 만들어낸 리스크가 작지 않다.
한 정치 평론가는 "여권에서는 후보들이 직접 맞붙는 선거 중반이 되면 지지율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도 "지난 대선 때 만큼 실무그룹이 기민하게 움직이지 않고, 이 후보 스스로 정국을 돌파하다 보니 선거초반 '이재명 리스크'가 부각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