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호중 원내대표를 콕 집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한 책임을 묻고 나섰다. 윤 원내대표가 앞서 원내대표 후보 시절 “(야당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재협상은 없다”고 발언한 방송 화면까지 올리며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원내대표 당선 비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두고두고 화근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하며 이 같이 적었다.
이와 함께 윤 원내대표가 후보 당시 “국민의힘이 지금 법사위원장 자리를 포함한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달라고 하고 있다. 그것에 반대하신다면, 절대 (국민의힘과)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저에게 몰표를 주시면 된다”고 말한 내용을 다룬 한 종합편성채널 보도화면까지 캡쳐해 올렸다. 실제 윤 원내대표는 지난 4월 15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로 생중계된 토론회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
앞서 윤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틀 전인 지난 23일 국회에서 박병식 국회의장 주재하에 21대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11(민주당)대 7로 배분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대선 이후인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기로 한 부분에서 불거졌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 전체회의 문턱을 넘은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 필수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각 법안의 최종 법률적 판단이 이루어진다. 이에 사실상 국회 내 ‘상원’ 상임위로 평가된다. 민주당이 아무리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도, 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꿰차고 있다면 법안이 본회의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좌초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정 의원은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에 “법사위는 나눠먹기,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소수당이라도 법사위를 틀어막고 앉아있으면 국회는 기능을 멈춘다”며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몇몇이 짬짜미로 합의했다면 이는 무효”라고 날을 세웠다.
비단 정 의원만 비판적 목소리는 내는 것은 아니다. 대선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5일 페이스북에 “법사위원장 야당 양도 합의의 잘못된 거래를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