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살 딸 손잡고 횡단보도 건너던 엄마, 눈도 감지 못하고...

말이 안 나온다 진짜. 왜 그 상황에서 운전을

2021.07.08 11:09  
운전자 A씨/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브레이크만 밟았어도…."

8일 오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54)로부터 피해를 입은 B씨(32·여)와 C양(4)의 피해 가족은 인천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상우) 심리로 열린 첫 공판을 방청하다 이같이 밝혔다.

B씨 남편의 동생이라고 밝힌 그는 재판부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자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며 "브레이크만 밟았어도 살 수 있었지만, 차량에 치인 뒤 5m가량 더 끌려가다가 두 눈 조차 제대로 감지 못하고 숨졌다"고 했다.

이어 "형을 비롯해 우리 가족의 삶은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다친 조카(C양)는 현재 걷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또 "가해자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이날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를 위해 선고기일을 넉넉히 잡아달라"고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 등을 위해 한 기일 속행하기로 했다.

A씨의 다음 재판은 8월12일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지난 5월11일 오전 9시20분께 인천시 서구 마전동 검단복지회관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모녀를 덮쳐 B씨(32·여)를 숨지게 하고 딸 C양(4)의 다리에 골절상 등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당시 A씨의 차에 치여 차량 밑에 깔린 채 4~5m가량 끌려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1시간여만에 숨졌다.

C양은 다리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발생 사흘 전인 8일 결막 주름 등이 각막을 덮어 발생하는 안질환인 익상편 제거 수술 뒤 완전히 눈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눈 수술 후 앞이 흐릿하게 보이는 상황에서 차량 기둥에 시야가 가려 모녀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당시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