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카페 내 취식허용으로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어 좋지만 그렇다고 아주 반길만한 상황도 아니네요."
25일 만난 커피전문점 업주 A씨(30대·여).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서 개인 커피점을 운영하는 그는 최근 정부의 조정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방침으로 카페 내 손님들을 받고 영업을 한창하고 있다.
문제는 A씨가 운영하는 카페의 규모가 50㎡가 조금 넘는 규모인데 좌석을 한 칸씩 띄워 좌석을 50%만 활용하다 보니 '카공족'이 찾아올 때는 속만 앓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손님을 받고 영업하는 등 오랜만에 카페답게 운영할 수 있어 기뻤는데 그 기쁨도 잠시, 자리를 차지한 카공족 때문에 찾아온 손님들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카페 내 취식불허였을 때는 손님들의 온라인 주문을 통한 배달로 수입을 간간이 벌여들였는데 손님들이 카페에서 취식할 수 있다는 소식에 카페를 그냥 찾다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카페 내 취식허용이 가능하게 된 이후 첫 주말인 지난 23~24일의 경우는 더욱 암울했다.
그는 "주말에 날이 많이 포근해져서 카페로 찾아온 가족단위 손님이 많았는데 카공족 때문에 자리가 없어 손님을 받지 못했다"며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입장이라 실질적인 운영방침이 내려지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완화 조치에 노래연습장도 반갑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팔달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B씨(50)는 "정부가 소상공인의 숨통을 트여준다는 방안으로 노래방 운영재개를 허용했지만 밤 12시까지 해달라는 우리의 입장은 결국 무시됐다"고 말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난 주말 오전부터 문을 열었지만 찾아오는 손님은 없었다고 했다.
B씨는 "요즘 방역수칙에 대한 시민의식이 강하다 보니 밀집시설에 찾아오지 않아 운영자체가 더욱 힘든데 적어도 밤 12시까지 영업해야 우리도 입에 풀칠하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B씨와 동종업계 있는 노래연습장 업주들은 밤 12시까지 운영할 수 있게 여러차례 정부에 건의해 왔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이에 전국 시·도 노래연습장협회 연합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세종시 행정안전부 일대에서 '저녁 9시에 닫는 집합제한은 집합금지와 같은 것'이라는 취지의 항의집회를 실시하고 있다.
김석호 수원화성오산노래방 협회장은 "왜 우리 노래연습장 업주들이 직장에 나갈 수 없는 것인지, 희생양이 돼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은 공통된 입장을 담아 이날 (노래연습장 업주 관계자 등)다같이 모여 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를 통해 Δ영업시간 총량제 실시 Δ업종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방역대책 재발표 Δ피해보상 대책마련 촉구 등 실질적인 영업방침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집합금지 대상으로 묶었던 노래방, 헬스장 등 일부 시설물에 대해 완화조치를 내렸다. 전국 카페 19만여곳에서는 오후 9시까지 매장 내에서 취식이 가능하며 시설허가·신고면적이 50㎡ 이상인 카페와 식당의 좌석은 한 칸씩 띄워 매장좌석의 50%만 활용해야 한다.
노래방의 경우, 오후 9시까지만 운영을 할 수 있되 손님이 한번 다녀간 룸은 소독 후 30분 이후 재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헬스장, 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과 방문판매, 학원, 실내스탠딩공연장 등의 다중이용시설은 정부가 규정한 지침에 맞춰 운영을 실시해야 한다.
정부는 또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私的)모임 집합금지'도 오는 31일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이후로 오는 2월1~14일 설연휴 특별방역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고강도 방역조치가 사실상 지속되는 만큼 이는 정부가 방역의 고삐를 당겨 현재 전국 확진자 수 300~400명보다 더 낮추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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