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백신 접종을 필사적으로 서두르는 서구 국가들과 달리 한국이나 홍콩, 뉴질랜드 등 아시아권 국가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집단면역에 이를 충분한 접종률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국가들의 신중한 접근이 불공정 백신 계약을 피하고 안전을 위해 충분한 데이터를 얻으려는 목적일 뿐 아니라 섣불리 접종을 서둘렀다가 백신 신뢰도만 낮아져 집단 면역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 아시아 "사상 최초 초고속 백신 접종, 서둘지 말아야" : 현재 미국과 영국은 지난달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 후 총 1400만회를 접종했고 이스라엘은 200만회, 즉 인구 100명 중 22명에게 백신을 주사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홍콩, 호주 등은 백신 승인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 야당은 접종이 늦어지는 이유가 뭐냐고 정부를 추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체로 메신저RNA(mRNA) 기술이 백신에 처음 사용되었으며, 사상 최초의 전세계 초고속 백신 접종이라 안전성을 본 다음 해도 늦지 않다고 답하고 있다.
호주 그리피스 대학의 바이러스학자인 애덤 테일러는 "배포 과정과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정보가 많을수록 백신 보급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면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사용된 기술은 지금까지 인간에게 사용된 적이 없다. 안전성이 좋아 보여도 데이터가 많으면 좋다"고 말했다.
이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코로나19를 잘 통제하고 있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적다.
한국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의 성격이 잘 알려져있지 않아 정부들이 백신 회사들과 불공정 계약을 강요당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2월에 백신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박장관은 최근 기자 브리핑에서 "기업들이 어떠한 사고에도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안전 자료를 면밀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위험을 파악하기 전에 서둘러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우리에게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 백신 신뢰도 낮아 빠른 접종보다 '강한 마무리' 중요 : 하지만 거의 1년 내내 마스크를 써온 아시아 국가들의 국민들이 얼마나 참을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하면서 블룸버그는 전세계가 먼저 백신을 맞고 있는데 뒤처지는 것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블룸버그는 백신의 신뢰도가 낮은 아시아에서 이같은 신중한 태도는 필요한 것이라고 보았다. 세계경제포럼과 입소스가 공동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지난해 12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한 답변은 지난 10월에서 9%포인트나 내려갔다.
싱가포르국립대의 제레미 림 교수는 "초기에 많은 돈을 들여 백신을 사도 의미있게 사용하지 못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나면 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집단 면역에 필요한 수준인 인구 80%까지 가려면 인구의 65%가 문제가 아니라 주저하는 15%에 대한 접종이 문제라며 "접종이 얼마나 빠른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강하게 끝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