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3040세대의 표심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은 12월 3주차 주중집계(리얼미터 TBS 의뢰, 14~16일 실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0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p)에서 더불어민주당(30.8%)에 0.8%p 앞선 31.6%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지난 조사보다 4.5%p 내린 29.6%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30.6%로 3주 만에 역전에 성공했다.
서울지역 집값이 급등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향한 볼멘소리가 커지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부동산' 선거로 불릴 정도로 핵심 의제로 자리 잡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앞다퉈 부동산 공약을 내놓고 있다.
3040세대는 부동산에 가장 민감한 세대로 꼽힌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3일 발표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연령대별 매수자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월간 서울의 아파트 거래 중 3040세대의 매수 비율은 60.8%다. 50대 이상(30.6%)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올해 3/4분기 기준으로 서울시 주민등록인구 인구는 995만3009명(서울열린데이터광장, 외국인 포함)이다. 그중 3040세대는 311만3247명이다.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50대 이상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지만 3040세대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민주당을 향한 3040세대의 지지는 흔들림이 없다. 국민의힘이 30대에서 26.0%, 40대에서 25.8%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30대에서 42.8%, 40대에서 34.1%로 나타났다. 각 연령대별 격차는 16.8%p, 8.3%p다. 모두 오차범위를 벗어난 수치다.
무엇보다 3040세대가 민주당에 등을 돌려도 국민의힘으로 흡수되지 않고 있다. 최근 3주간 3040세대 무당층 추이를 보면, 30대는 20.1%, 15.6%, 13.8%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40대의 경우 11.6%, 13.4%, 17.7%로 증가하고 있다.
지지율이 부동산 이외에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러 현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격차를 좁히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개인의 이익과 관련된 부동산과 정치적 선호도가 분리되는 데에는 국민의힘을 향한 높은 비호감도가 자리 잡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계속되는 막말 논란과 함께 과거 20대와 30대 시절 경험한 탄핵이라는 뿌리 깊은 배신감을 느낀 세대가 현재의 3040세대라는 것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계속된다해도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서 비전이나 대안을 제시하고, 당을 향한 비호감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3040세대가 민주당에서 이탈해도 국민의힘으로 넘어오는 데에는 현재의 두꺼운 벽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많은 일이 필요한데 우선 과거와의 단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통해 젊은 층이 쳐다볼 수 있는 정당으로 비치려면 인적쇄신이 단행돼야 한다"며 "그래서 서울시장 후보로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사람이 돼야 승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 고민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과거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하고, 이를 털고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가 아무리 잘못해도 3040세대는 쉽게 넘어오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며 "진지한 반성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사과 취지와도 맥이 닿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춰서 고민하고 있고,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도 연로하지만 누구보다 3040세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