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김근욱 기자,이밝음 기자 =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시민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좀 더 실효성 있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10일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가 집중되는 소상공인과 고용 취약계층, 생계위기·육아부담가구에 7.8조원의 규모로 추경을 편성해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취업준비생에게는 특별 구직지원금인 50만원을 지원하고 장기간 실업을 겪는 생계곤란 계층을 대상으로 생활방역 등 긴급 일자리도 2만4000여개를 제공한다.
아울러 Δ저소득층을 위해 최대 100만원의 긴급생계지원을 Δ학교·어린이집 휴교로 돌봄 부담을 겪고 있는 학부모에게는 최대 20만원의 특별돌봄지원금을 Δ가족돌봄휴가도 최대 20일로 10일 더 확대하는 방침을 세웠다.
코로나19로 가계에 곤란을 겪는 취약계층이 많아져 이에 대한 방대한 대책이 나왔지만 대책의 혜택을 받을 청년층과 맞벌이부부와 주부 등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의견은 분분했다. 정부의 대책이 '괜찮은 정책'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통신비 2만원 지원 등 정책에 대해서는 '선심성'이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 취준생들 '50만원 정말 유용'칭찬 '선심성 혜택' 볼맨 소리도
코로나19로 좁아진 취업시장 앞의 청년들에게도 정부는 최대 50만원의 특별 구직지원금 등을 일부 지원하고 임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취업준비생들은 '선심성'이라는 말부터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는 평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취업준비생 김모씨(25·여)는 "이걸 준다고 하면 정부가 우리를 도와주고 내게도 기회가 있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지만 사실상 50만원을 받는다고 해서 청년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라며 "선심성인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정부에서 코로나극복 한시 일자리를 2만4000개 제공해준다고 하는데 이는 정권이 바뀌면 사라질 일시적인 일자리"라며 "구직을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지원금을 주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취업준비생들이 코로나 때문에 공부할 공간도 없어지고 아르바이트할 곳도 없어 소외감을 느낀다며 안정적인 일자리가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반면 특별 구직지원금 '50만원'이 큰 힘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취업준비생 구현지씨(25·여)는 "일부 사람들이 50만원을 청년에게 주면 먹고 논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받아본 입장에서 그 돈이 정말 유용했다"며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나 책을 살 때 활용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시적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점에 대해서도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최선책이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구씨는 "상반기만 해도 사기업 공채는 거의 없었던데 반해 공공기관은 어느 정도 인턴이라도 뽑으라고 국가에서 하니까 취업준비생으로서는 도움이 됐다"며 "국가가 압력을 줘서 (채용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좋은 취지이며 이런 것까지 하지 않는다면 청년 시장은 완전히 망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강희주씨(26·여)는 "오래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좋겠지만 기업이 사람들 무조건 뽑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나"라며 "개인적으로도 고용노동부에서 하는 코로나 긴급 고용안전 지원금을 주는 기간제 근로를 하면서 월급도 받고 경력증명서도 받고 취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 긴급돌봄 지원 "간식비 감사"…통신비 '2만원' "민심잡기 불과"
코로나19로 학교와 어린이집이 휴교·휴원해 학부모들의 돌봄부담이 가중된 것과 관련해 정부에서는 아동 1인당 20만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족돌봄휴가도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맞벌이 부부로 초등학교 자녀 2명을 둔 이모씨(42·여)는 '20만원'에 대해 "솔직히 돈을 더 받으면 좋긴 하겠지만 너무 많은 돈을 사람들한테 뿌리는 것도 세금에서 다 나가는 것"이라며 도움이 된다고 반겼다.
또 다른 맞벌이 어머니 전모씨(36·여)는 "20만원이 많이 도움은 안 되겠지만 애들 간식비 정도는 나오니까 너무 고맙다"며 "갑자기 집에 애들이 있으면서 돈이 많이 들어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맞벌이 어머니 이모씨(40대) 또한 "학원비를 하기엔 솔직히 적은 액수이긴 하다"면서도 "요즘 아이들이 집에서 혼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집에 맛있는 것을 사두며 식비로 사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에서 만 13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을 제공해주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다소 많았다.
의류판매 자영업자인 이자영씨(50대·여)는 "통신비 2만원을 지원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진짜 피해를 보는 자영업자들에게 줘야지 할 필요가 없는 일을 하는 것은 민심잡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회사원 이영빈씨(26)는 "정부가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주려고 생각한 점은 좋지만 13세 이상 중학생들이 정말 지원이 필요할까 싶다"며 "폐업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이 힘들 텐데 정부에게 쌓인 빚도 있는 만큼 돈을 효과적으로 써야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내고 "통신비를 지원한다면 절반은 소득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급하거나 직접적인 피해업종 등에 정부가 예산으로 직접 집중지원하고 기간통신사업자인 이통사가 나머지 절반을 요금에서 직접 감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아예 보편지급이 되거나 취약계층에게 집중 지급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13세 이상'이라는 기준에 대해서도 소득기준이나 피해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거가 모호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통신 3사가 9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음에도 고통분담을 하지 않고 국가가 나서서 1조원에 가까운 재정을 투입하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