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유재규 기자 = 이른바 '이태원 쇼크'가 전국을 또다시 코로나19 공포로 몰아넣었다. 경기도는 유흥주점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고, 교육부는 13일로 예정됐던 고3 개학을 일주일 후로 재차 연기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처였다.
하지만 20대들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일명 '부킹호프' '헌팅포차' 등은 여전히 손님으로 붐볐다. 특히 일부 클럽 유사업소는 속칭 '삐끼'(호객꾼)를 앞세워 손님 모시기에 여념이 없었다.
경기도가 클럽 등 유흥주점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지 하루 만인 11일 밤 수원시 인계동 번화가 모습이다.
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오후 10시쯤 되자 거리에 젊은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누나 몇 살?" "두 명?" "나이는?" "누나, 조금만 놀다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무비(movie) 사거리'로 불리는 인계동 한 번화가를 서성이던 20대 남성이 거리를 지나던 여성 2명을 가로막고 연신 말을 붙이는 등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한 손에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투명 우산을, 다른 한 손에는 담뱃갑보다 조금 더 커 보이는 무전기를 쥔 채였다. 그의 얼굴에 마스크는 없었다.
여성 일행이 동의했는지 호객행위를 하던 남성과 함께 5층짜리 건물로 들어갔다. 코로나19 예방 관련 안내 배너는 벽면을 향해 방치돼 있었다. 입구에 집합금지 명령 고지문은 없었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위쪽에서는 클럽 음악이 들렸다.
"이 건물 2·3·4층이 클럽이에요. 룸도 있고, 무대도 있다고 들었어요. 평소에는 귀가 아플 만큼 음악을 굉장히 크게 틀어 놓고 있는데 오늘은 좀 작은데요."
인근 음식점 사장 A씨가 귀띔했다. 해당 업장이 영업허가를 유흥주점으로 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A씨 말대로라면 사실상 클럽과 다를 바 없는 곳이었다.
인근의 건물 4층에 있는 '룸식 부킹클럽'이라고 적힌 한 업소도 호객행위를 통해 젊은 여성 손님을 유치(?) 중이었다. 무비사거리 곳곳에 자리한 남녀 호객꾼 10여명의 손님모시기는 12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부킹호프, 헌팅포차 등에는 여전히 손님이 많았다. 하지만 평소의 주말처럼 긴 대기줄은 없었다. 손님도 테이블을 모두 채우지는 않은 상태였다.
A씨는 "이 골목에 클럽이 몇 군데 있는데, 젊은 여성들을 자꾸 데리고 가는 것을 보니 오늘도 영업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가 지목한 몇몇 업소를 제외한 다른 클럽과 감성주점 등은 이날 문을 열지 않았다. 닫힌 현관문에는 집합금지 명령 고지문이 부착돼 있었다. 권선동에 위치한 수원지역 최대 성인나이트 클럽 역시 밤을 수놓던 네온사인을 꺼 놓았다. 출입구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휴업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청에서 약 3㎞ 떨어진 수원역 로데오 사거리. 이곳 역시 20대들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평소처럼 붐비지는 않았다. 행인 대다수가 마스크를 쓴 채였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이도 있었다. 이 지역 대표 헌팅포차에는 테이블의 70%정도만 손님이 차 있었다.
한 시민은 "코로나19 감염이 젊은층에서 더 잘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번 이태원 클럽 문제도 그렇고, 젊은이들이 감염병에 좀 더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10일 도내 모든 클럽 등 유흥주점과 감성주점, 콜라텍에 대해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수원시는 경기도의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 행정명령'에 따라 같은날 지역 유흥주점(클럽·룸살롱·노래바·노래클럽 등) 346개소와 콜라텍 11개소 등 357개 전체 업소에 행정명령서를 전달하고, '집합금지 명령' 고지문을 부착했다.
시 관계자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오후 8시부터 위생정책과 직원, 4개 구청직원 등 총 70여명이 집합금지 명령 이행 여부에 대한 단속활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