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 보복조치에 따른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항공권을 취소한 돈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게 기부했다는 한 네티즌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2일 네티즌 A씨는 '일본여행을 취소하고 환불 금액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후원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A씨는 "지난해 삿포로 여행에 대한 기억이 좋아서 올 여름 휴가 때 재방문 하기로 하고 올해 초에 (항공권을) 예약해놓은 상태였다"며 "그런데 일본과의 문제가 터지면서 고민하던 차에 아내가 먼저 제안을 해줘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항공권 예약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고맙게도 (아내가) 환불 받은 항공료 중 일부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후원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까지 줘서 그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최근 상사와의 갈등으로 회사를 그만둔 상태라고 말했다. 금전적 손해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아내의 선택에 마음 편히 기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항공료 환불수수료 24만원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 중 50만원을 기부하고, 여름 휴가는 국내 여행지로 떠나기로 했다.
A씨는 "지난해 일본 차를 구매해 타고 있는데 그게 일종의 채무감으로 돌아올 줄 몰랐다"며 "그래도 이런 작은 결심을 통해 후련해질 수 있으니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후 A씨의 미담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네티즌은 수백개의 댓글을 달며 A씨의 선택을 지지했고, A씨는 사흘 후 기부 후기를 남겼다.
A씨는 "가볍게 쓴 글이지만 이렇게 많은 분이 응원해주시니 무게가 생기고 책임감을 느껴서 적어도 (기부한) 인증 정도는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입금 후 사진을 남긴다"고 전했다.
그는 "몇 해 전 겨울 광화문 아스팔트 바닥 위에서 떨며 목소리 높인 것 만으로 세상이 바뀌는 것을 목격하며 배운 것이 있다. 할 수 있는 것들을 그저 해 나가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는 것 말이다"라며 "일본에 대한 불매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묵묵히 불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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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