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 해변에 8년만에 상어가 출몰한 원인 중 하나는 남방큰돌고래의 서식 환경이 변해서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김병엽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교 교수는 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제주 해변에 상어가 출현한 것은 아주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남방큰돌고래 서식 환경 변화가 관련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제돌이 등 돌고래 제주 방류를 주도해온 김 교수는 도내 대표적인 해양생물 전문가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제주 해안에 상어가 출현한 것은 2011년 8월 이후 8년만이다. 당시 제주시 우도 서빈백사해수욕장에 청새리 상어 1마리가 발견돼 입욕이 통제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우도는 제주(성산포 기준)에서 3.8㎞ 떨어진 부속섬이고 본섬 해안 그것도 도민과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해수욕장에서 상어 출몰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 교수는 "제주도 본섬 연안에서 상어 출현은 처음 듣는 일"이라며 "제주해녀가 상어에 공격당한 사례도 들어본적이 없고 옛 문헌에서도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다만 김 교수는 제주 주변 해상에 상어가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대 연구팀이 제주 해안에서 어선에 혼획된 상어들을 분석한 결과, 25종에 달했으며 그 중에는 청상아리 등 사람에게 위협적인 개체도 있었다.
상어들이 제주도 해상만 맴돌고 해안 가까이로 다가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리를 지어 사는 남방큰돌고래가 방어벽 역할을 해줘서라고 김 교수는 분석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상어와 경쟁 관계에 있는 남방큰돌고래가 제주 해상 곳곳에 서식해 상어가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서식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서 빈틈이 생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남방큰돌고래의 서식 환경이 변했을 가능성은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다.
2015년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가 발표한 '2000년대 초반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분포 양상'을 보면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연안에서 연중 서식하며 제주 전 해역에 걸쳐 분포한다.
주로 북동쪽과 북서쪽 해안선에서 500m 이내 얕은 수심에서 관찰된다. 개체수는 혼획 등의 영향으로 2008년 124마리에서 2010년 104마리 수준까지 감소해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연구센터는 제주도 연안 해상 교통령과 레저활동 증가, 수중 구조물 설치 등 수중 소음 유발요인이 꾸준히 증가해 돌고래가 서식하기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만약 상어 출현이 남방큰돌고래와 연관있다면 앞으로도 제주 해안에는 상어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해녀 조업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8일 낮 12시30분쯤 제주시 함덕해수욕장에서 상어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입욕이 통제됐다가 오후 1시45분 해제됐다.
이 상어의 크기는 1~2m로 추정되며 어떤 종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