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술 마시러 나간 엄마, 생후 2개월 아기는... '비극'

입력 2025.04.02 14:23수정 2025.04.02 14:26
밤새 술 마시러 나간 엄마, 생후 2개월 아기는... '비극'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생후 2개월 영아를 집에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미혼모가 경찰에 "아기가 자정부터 새벽까지는 잠을 잘 자길래 외출했다"고 진술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안전과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께 수원시 영통구 소재 주거지에 생후 2개월 딸 B 양을 두고 외출해 숨지게 한 혐의다.

그는 5시간여 지난 이튿날(30일) 오전 4시께 귀가해 2시간 30여분 후인 오전 6시 36분께 B 양이 숨을 쉬지 않는 사실을 확인하고 119에 직접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B 양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하루 뒤인 같은 달 31일 새벽 치료 중 숨졌다. B 양 시신에서 외상 등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B 양을 임신하고 수개월이 지난 시점 B 양 생부이자 전 남자친구인 C 씨와 이별해 홀로 출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에는 식당 아르바이트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통해 B 양을 양육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건 당일에는 현재 같이 살고 있는 여동생과 함께 지인을 만나 술을 마신 후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기가 자정부터 새벽까지는 잠을 잘 자길래 외출했다"며 "집에 돌아와 아기가 배고플 것 같아서 분유를 먹이려는데, 자지러지게 울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아기가 물고 있던 공갈 젖꼭지를 혀로 밀어내고, 입술이 파래지며 점점 몸이 늘어져 119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그러나 A 씨가 B 양을 방임한 사실은 명확히 확인되는 만큼 A 씨 행위와 B 양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집중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 양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B 양 의료기록도 확인해 구체적인 사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B 양 부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수사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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