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삼각지' 작곡가 배상태 별세, 향년 86

입력 2025.03.28 16:33수정 2025.03.28 16:33
'송죽부인'으로 데뷔, 1960년대 히트곡 발표 가요계 공로 인정받아 보관문화훈장 수훈
'돌아가는 삼각지' 작곡가 배상태 별세, 향년 86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작곡가 배상태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대중문화 예술상 시상식에서 보관문화훈장을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6.10.2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돌아가는 삼각지', '비 내리는 명동'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긴 작곡가 배상태가 별세했다. 항년 86.

28일 가요계에 따르면, 배상태는 지난 26일 만성신부전증 등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1939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6년 대구 KBS 전속 가수로 활동하다 서라벌 전문대에서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해병대 군악대를 거쳐 1963년 9월 송춘희의 '송죽부인'을 발표하며 작곡가로 데뷔했다.

작곡가로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곡은 1967년 발표한 '돌아가는 삼각지'다. 애절한 멜로디와 이별하는 남녀를 그린 서정적인 가사로 지금도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발표 당시 노래할 가수를 찾지 못했다.

당대 최고의 가수였던 남진, 남일해, 금호동에게 모두 거절한 끝에 그 해 3월 아세아레코드 소속 가수 김호성이 처음으로 취입했지만 녹음 불량으로 음반이 제작되지 못했다.

고심하던 고인은 서울 청량리 단칸방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가수 배호를 찾았다. 당시 건강 문제로 활동을 쉬고 있던 배호를 설득해 '돌아가는 삼각지'를 녹음했다. 배호의 독보적인 가창력이 대중의 심금을 울리면서 노래는 큰 성공을 거뒀다.

같은 해 8월 고인은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을 작곡했다. 당시 배호의 병세가 악화돼 청량리 위생병원에서 녹음이 이뤄졌다고 한다. '돌아가는 삼각지'에 이어 '안개 낀 장충단 공원'도 히트하면서 배호는 10대 가수로 선정됐다.

고인은 배호와 함께 '황토십리길'(1968) '능금빛 순정'(1968) '그 이름'(1969) '비겁한 맹서'(1969) '비 내리는 명동'(1970) 등을 발표했다. 배호의 유작인 '마지막 잎새'(1971)와 '영시의 이별'(1971)도 제작했다.

고인은 생전 인터뷰에서 "배호는 고음과 저음이 아주 탁월한 천부적인 목소리를 지녔다. 배호한테만 170여곡을 줬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40여년 동안 2000여곡을 남겼다. 김상희의 '서울의 버스 차장'(1967), 강소희의 '뻐꾹새 우는 마을'(1967), '남진의 그 세월'(1973) 등을 작곡했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와 경북 경주에는 그의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2016년에는 가요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1남 2녀가 있다. 빈소는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0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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