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가스통'… 탄핵 정국에 '시나리오' 공유 극심

입력 2025.02.24 13:58수정 2025.02.24 17:24
尹 암살 '플랜D'에 가스통 맞물리며 암살 시나리오 확산
경찰 "난방 목적… 헌재 포함 야외 근무 경찰 위해 구입 "
가스공급업체만 피해 "누가 전화번호 보이게 테러 하나 "
'이번엔 가스통'… 탄핵 정국에 '시나리오' 공유 극심
23일 헌법재판소 안으로 LP가스통을 가득 실은 트럭이 들어갔다는 목격담과 함께 헌재 테러 의혹 글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사진=유튜브 채널

[파이낸셜뉴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번엔 헌법재판소 '가스통' 테러 음모론이 확산되면서 애꿎은 가스공급 업체가 피해를 입고 있다. 경찰은 해당 업체가 서울 곳곳 외부에서 근무 중인 경찰들의 난방을 위해 LP가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헌재에도 한 통씩 배달해 왔다고 전했다.

23일 밤 유튜브 채널엔 "헌재에 수상한 가스통을 담은 차량이 들어간 것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상당히 위험하다는 의견들이 많다"며 "더구나 25일은 윤 대통령의 중요한 날"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이어 "네티즌 수사대가 전화번호로 전화해서 '무슨 용도로 헌재에 가스 배달 간 거냐'고 질문했는데 대답도 안 해주고 말을 돌렸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23일 낮 12시 44분쯤 헌재에 가스통이 배달됐다는 글과 함께 LP가스통을 실은 트럭이 헌재 정문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가스통 테러가 마지막 '플랜D'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온라인엔 더불어민주당의 네 가지 계획이라며 플랜A부터 플랜D까지 올라왔다. 플랜D가 '윤통(윤석열) 암살'이다.

가스통 배달 차량이 포착된 뒤엔 플랜D와 연결돼 테러 시나리오까지 만들어졌다. 버전은 두 가지고 시나리오를 실행하는 쪽은 모두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이번엔 가스통'… 탄핵 정국에 '시나리오' 공유 극심
23일 헌법재판소 안으로 LP가스통을 가득 실은 트럭이 들어갔다는 목격담과 함께 헌재 테러 의혹 글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먼저 탄핵이 인용되면 분노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헌재에 몰려들고 이때 민주당 쪽에서 가스통을 폭발시킨 뒤 '극우파'들의 소행으로 몰아 이들을 폭도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반대로 탄핵이 기각되면 민주당 쪽은 윤 대통령 복귀를 막기 위해 상해를 입히는 목적으로 가스통을 터뜨린다. 이후 경찰이 난방용으로 사용하던 가스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폭발한 것으로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얘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엔 가스통 목격담과 시나리오 내용을 공유하는 글 1000여개가 올라왔다. 사진 속 트럭에 적힌 연락처를 공유하며 국가정보원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신고하자는 주장도 빗발쳤다.

한 네티즌은 "요즘 시대에 서울에서 가스 쓸 일 있나"며 "헌재 폭발테러가 굉장히 의심된다. 대통령 경호처와 변호인단에게도 이 사실을 공유해 달라"고 주문했다.

실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문자 메시지로 공유했다는 인증 글이 올라왔다. 경호처 홈페이지의 '경호위협 제보하기' 이용 방법을 소개하는 글도 공유됐다.

이 같은 소문에 경찰과 헌재는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24일 "해당 배달업체는 서울 시내 외부에서 근무 중인 경찰들에게 난방용 LP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날도 필요한 곳에 LP를 배달했다"며 "헌재엔 꾸준히 LP가스 1통을 제공 중"이라고 확인했다.

실제 들어갈 때 트럭 화물칸에 가득 실려있던 LP가스통은 나올 때도 수량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헌재 측도 "LP가스는 경찰 경비대가 난방 연료 목적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대통령 경호처와 함께 대통령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난데없는 가스통 테러 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가스공급 사업자에게 돌아갔다.

해당 사업장 대표인 A씨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경찰이 헌재 외곽에 근무하는 경찰들의 난방 용도로 가스를 배달해 달라고 해서 왔을 뿐"이라며 "어제 낮부터 갑자기 전화가 계속 오고 있어 업무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하소연했다.

이어 "초등학생도 이런 생각을 안 할 거 같다"며 "만약 누군가 LP가스통으로 테러를 계획한다면 이렇게 대놓고 전화번호까지 노출한 채 대낮에 배달 가겠냐"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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