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살인자ㅇ난감' 이창희 감독이 불필요한 정사신이 나온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리얼리티를 생각해 연출했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살인자이응난감/극본 김다민/연출 이창희)의 이창희 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공개 후 반응이 어떤 것 같나.
▶제가 수치를 잘 볼 줄 몰라서 수치는 잘 모르겠다. 호불호 갈린 반응 보면서 반성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그 반응들 자체로 기쁘다. 단기간에 나쁘지 않은 성적인 것 같아서 넷플릭스에도 감사하다. 기획 단계부터 주인공이 사라진다, 이야기가 산만해진다고 하는 의견은 있었는데 이것도 새롭고 키치함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는 건 당연한 것 같다.
-원작자의 반응은.
▶작가님도 재미있게 보셨다고 해주셨다. 더할 나위 없었다고 해주셨다. 자주 연락하는 사이다.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탕이 죽이는 사적 복수에 대한 불호 의견도 있는데.
▶이탕이 4부에서 자기 운명을 받아들이는 신이 있다. 기쁨보다 슬픔이나 좌절 절망이다. 이걸 내가 해야 하겠구나 그런 거다. 이런 (바람을) 영화로 풀면서 이런 사람이 있다면, 그걸 영상으로 보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탕이 주체적이지 않은 인물인데, 수동적인 주인공을 내세우는 게 상당히 실험적인 선택이다.
▶ 이탕이 하는 게 우연이지만 능동적이지 않나 하는 질문을 한다. 노빈 때문에 이 사건이 마무리됐지만 그 또한 이탕의 능력이었다. 그런 아이러니, 모순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래서 균형을 유지하기가 참 힘들었는데, 그런 전개에서 재미를 못 느끼신 분들이 있다면 그 부분은 제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이탕에 이어 송촌이 등장하고 둘을 대비하는 구도는.
▶연출하면서 제일 힘든 게 송촌 캐릭터였다. 송촌은 또 다른 버전의 이탕이었다. 이탕과 확연하게 비교를 해보면 어떨까. 의지가 없는 이탕과 의지가 활활 타오르는 송촌의 갈등과 모순을 교차하면서 극과 극으로 균형을 찾으려고 했다.
-노빈 역할로 김요한 배우를 캐스팅했는데 신선했다.
▶대한민국의 과체중 배우는 다 (오디션을) 본 것 같다. (웃음) 사실 나는 조금 더 나이가 있는 배우이길 바랐다. 그런데 (노빈은) 장난감 형사에 잡아먹혀야 하고 겉으로 살짝 보면 모자란 사람 같은 말투, 날것의 연기를 해야 했다. 오디션에서 (노빈과) 대화했더니 저 사람이 노빈을 연기하면 신선하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 발굴했다.
-불필요한 노출, 정사신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견이 있다.
▶1편에 나오는 정사신은 이탕의 도덕성을 드러내는 신이다, (이탕이) 나쁜 짓을 했는데 어떻게 잘 넘어간 해프닝이 된 것이 묘한 해방감을 주지 않았나 그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 단역 배우는 클로즈업을 하지 않고 넓게 찍었다. 순수한 바스트샷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동아리 선배 신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면 매칭이 안 돼서 그런(얼굴이 보이는 연출) 선택을 했다. 오히려 너무 가리려고 하는 건 리얼리티를 해치는 것 같았다.
한편 지난 9일 공개된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 국내 차트 1위에 이어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상위 10위 비영어 TV 부문 2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