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정우성이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11년 만에 멜로로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정우성은 지난해 영화 '보호자'(극본 정해신/연출 정우성)로 첫 장편 영화 연출 부터 '서울의 봄'(극본 및 연출 김성수) 촬영, '고요의 바다' (극본 박은교/연출 최항용)제작과 지니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극본 김민정/연출 김윤진) 촬영까지 바쁜 일정을 보냈다. 그 결과 '서울의 봄'으로는 '천만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으며, '사랑한다고 말해줘'로는 '멜로 장인'의 복귀를 알렸다. 영화 '보호자'는 유의미한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첫 장편 영화 연출이라는 점에서 배우가 아닌 연출자로서 의미를 남겼다.
정우성은 지난해 11월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으로 첫 '천만영화'를 달성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서울 군사반란이 발생하는 그 날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최근 1200만 누적관객수를 돌파하며 2023년 최고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정우성은 극 중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았다. 그는 배우 황정민(전두광 역)과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현실감있게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또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11년 만에 '멜로 장인'의 모습을 입증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 분)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 분)의 사랑 이야기로 짙은 감성의 멜로 드라마다. 그는 극 중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화가 차진우로 분해 먹먹한 사랑의 감정을 수어 연기와 얼굴 표정으로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정우성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11년 만의 멜로로 복귀한 소감은.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13년 전에 제가 만들고 싶었던 드라마였다. 그때 당시 내가 드라마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하지만 그때는 아직 이 소재를 드라마화 하기에는 환경적으로 받쳐주지 못하는구나 생각해서 접었다. 시간이 지나 이런 장르에 대한 호감과 관심을 가져줘서 제작을 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의 나이는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사실 내가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했다. 이 작품과 인연을 맺을 때 정우성 배우이기 때문에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나이에 대한)조금 조바심이 나기는 해서 해를 넘기면 더 큰일난다고 생각했다.(웃음)
-'사랑한다고 말해줘' 판권을 샀다고, 언제 그리고 어떻게 사게 된건가.
▶드라마 판권은 2011년에 샀다. 원작드라마를 우연히 봤는데 이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의 목소리가 2화 엔딩에서 내레이션으로 나오는데 가슴을 후려쳤다. 그 느낌 때문이었던 것 같다. 저 사람에게 마음의 소리가 있겠지. 그 소리가 갑자기 나에게 전해지는데 엄청난 울림이 있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캐릭터 표현이 조심스러웠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나.
▶가장 어려운 부분은 수어였다. 수어도 하나의 언어니까, 수어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수어를 사용하다보면 표현을 전달하기 위해 얼굴 표정을 많이 쓴다. 표정으로 감정표현을 얼만큼 해야하는지 고민했다.
-13년 전 판권 구매 후 지금 멜로 주인공을 한 이유는. 그리고 멜로 주인공을 위해 특별히 관리나 신경을 쓴 부분이 있나.
▶사랑은 누구나 다 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연령대에서 조건과 환경이 된다면 (사랑을)느낀다. 원작은 30대 남성의 사랑 이야기인데, 제가 하니까 나잇대를 40대 중반으로 올렸다. 40대가 가져야하는 사랑에 대한 대처, 생각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멜로 장르 속에서 40대 차진우가 할 수 있는 사랑, 아픔을 생각했다. 또 나의 물리적 나잇대를 인정하고 그것에 맞는 사랑 이야기를 해야했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TV 화질이 너무 좋아서 '얼굴에 묻은 이 피로감은 뭐지?' 싶더라. 촬영하다 스태프들의 노고를 화이팅해주기 위해 회식을 하는데 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5개월 동안 술을 끊었다.
-원작에서 보다 연령이 올라가면서 (주인공이)사랑에 대처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했는데 어떻게 달라졌나.
▶나이대마다 느끼는 사랑이 다르다. 첫사랑은 자기 감성에 100%를 넘어서는 충실함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데 내 사랑을 왜 몰라줘' 하는 느낌이다. 이것은 자기 마음이다. 나이가 먹으면서 사랑에 대한 감정에 이성적인 생각도 개입시킨다. 감정을 좇지만은 않는다. 상대에 대한 감정에 이성적인 고민까지 내포하고 있다.
-극 중에서 수어로 대부분의 감정을 표현한다. 수어를 배우는데 얼마나 걸렸나.
▶일반 대사를 배우는 것보다 수어를 외우는 데 많이 걸린다. 수어 어순이 다르다. 대본 대사를 수어로 표시한 영상을 보내준다. 이것을 보면서 따라했다. 대면 수업을 하기도 했는데 촬영이 진행되면서 대면이 용이하지 않아서 영상으로 외웠다.
-멜로 호흡을 한 신현빈 배우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현빈 배우도 드라마를 하면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을 것 같다. 대본 나오면 감독과 함께 대본 회의를 하는데 8시간이 넘어서 12시간까지 갔다. 사실은 이 드라마는 몸이 소리를 채우고 있다. 신현빈 배우는 음성언어가 없는 사람에게 리액션하면서 소리를 받아쳐야한다. 큰 난관이고 도전이다.
신현빈 배우는 최고의 정모은이었다. 또 매우 바른 사람인 것 같다. 감성과 이성 지수가 모든 사람에게 있는데 신현빈 배우는 이성 지수가 감성 지수보다 우위에 있는 것 같다. 회의에서 산발적으로 아이디어가 나오면, 신현빈 배우가 '네' 하고 정리한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