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인 정명석(78)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새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여기에 지난 1999년 JMS를 탈퇴한 목사들의 진정서에 정 씨가 "1만명의 여성을 성적 관계를 통해 하늘의 애인으로 만드는 것이 하늘의 지상 명령"이라고 주장했다는 증언도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공개된 '나는 신이다'는 JMS의 총재 정 씨를 포함해 자신을 신이라고 사칭한 4명의 인물과 피해자의 이야기를 8부작 다큐멘터리로 풀어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자신을 신이란 칭한 정명석과 이재록, 김기순, 박순자의 실체를 파헤치고 피해자들의 증언이 담겨있다.
1화는 정 씨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홍콩 여성 '메이플'의 폭로로 시작된다. "다시는 피해자가 안 나오게 하고 싶다"며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를 공개한 메이플은 힘겹게 자신이 겪은 이야기들을 하나둘씩 풀어간다.
메이플은 피해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도 공개했는데, 녹취록에는 정 씨가 메이플에게 "나 꽉 껴안아 줘", "아유, 히프(엉덩이) 크다" 등의 충격적인 발언을 일삼으며 추행을 이어갔다.
메이플은 당시 정 씨에게 추행을 당한 기억을 떠올리며 "너무너무 변태적이었고 더러웠다"며 "당하면서 계속 하나님을 불렀다. 제가 이렇게 당하는 거 도대체 뭐냐고"라며 눈물을 흘렸다.
다큐멘터리에는 정 씨에게 세뇌당한 여성들이 나체로 정 씨에게 목욕을 권하는 장면도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여성들은 정 씨에게 "주님, 피곤하시죠?", "저희와 함께 반신욕 해요", "저희가 주님의 피로를 확 녹여드릴게요"라며 양팔로 하트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과거 정 씨는 젊은 여성 신도들을 자신의 신부인 '신앙 스타'로 뽑아 관리해왔다. 이 과정에서 정 씨는 성범죄를 여러 차례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정 씨는 2009년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출소했다. 하지만 출소 직후인 2018년 2월~2021년 9월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한 수련원에서 홍콩 국적의 여신도 등을 총 17회에 걸쳐 강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또 여성 신도 3명이 정 씨에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추가로 고소해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정 씨가 신도들에게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자신의 말과 행동을 거부하지 못하게 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 씨는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며 "피해자를 전혀 세뇌한 바 없으며 강요하거나 폭행·협박한 적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JMS 측은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공개 전 재판이 진행 중인 내용을 다큐멘터리에 담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종교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17일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MBC와 넷플릭스는 상당한 분량의 객관적·주관적 자료를 수집해 이를 근거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JMS 측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프로그램 중 JMS와 관련된 주요 내용이 진실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