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무서운 질환으로 알려진 파킨슨병이 사실 '관리가 가능한 병'이라는 전문가의 조언이 16일 제기됐다. 조기에 발견하면 운동과 약물 치료로 10년, 20년 이상 잘 관리하며 지내는 환자들도 많으며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안태범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에 따르면 파킨슨병의 치료는 곧 '관리를 잘한다'는 의미와 같다. 단계별로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 필요에 따라 '뇌심부자극술' 등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
파킨슨병은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뇌 속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퇴화하면서 발생한다. 퇴화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지난 2021년 13만1548명으로 2018년(12만977명)보다 8.7% 늘었다.
안태범 교수는 "과거에는 떨림이나 느려짐 같은 운동이상 증상에 집중했으나 최근에는 치매 등 비운동 증상도 상당히 중요해졌다고 보는 게 가장 큰 변화"라며 "관련 유전자가 많이 발견돼 질병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게 된 것도 최신 흐름"이라고 말했다.
파킨슨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과잉행동'과 '과소행동'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과잉행동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떨림이고, 과소행동은 느려지거나 둔해지는 증상이다.
글씨나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 냄새를 잘 못 맡거나 침을 흘리는 것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어르신의 경우, 이러한 증상이 나이 들어 생기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여겨져 파킨슨병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다가 배우자를 때린다든지, 침대에서 떨어진다든지 하는 수면장애나 대변을 잘못 보는 증상도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간혹 허리나 어깨, 무릎에서 발생하는 통증이 외과적으로 명확하게 진단되지 않을 때도 파킨슨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동일한 증상(예를 들어 '떨림')이 있다고 하더라도, 환자마다 떨림의 정도와 약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 떨림으로 생기는 일상이나 사회 활동 제약의 정도도 차이가 있다.
그는 "환자마다 개별화해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한다. 진행 과정에 대해 알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의 증상과 치료만을 생각하기 쉽다. 전체 치료 계획을 세우고, 환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