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이 지난 2020년 서해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해 달라는 유족들의 요구에 대해 '정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이씨의 유족을 대리하고 있는 김기윤 변호사에 따르면 대통령기록관은 이씨가 피살됐을 당시 청와대가 각 부처에서 보고받은 내용 등을 공개해 달라는 유족들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지난 22일 '정보부존재' 통보를 했다.
앞서 이씨의 유족들은 지난 11월 이씨의 사망 경위와 관련한 정부 자료 공개여부를 두고 정부와의 정보공개 청구소송에서 승리했다. 이에 유족들은 지난 5월 대통령기록관에 사건 발생시점인 2020년 9월 청와대가 보고 받고 생산한 기록물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유족 측이 공개를 신청한 정보는 이씨가 피살된 2020년 9월22일부터 28일까지 청와대가 국방부,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지시한 서류 등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기록관은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을 '대통령지정기록물'과 '일반기록물'으로 분류해 회신을 했다.
먼저 부존재 통지서에서 대통령기록관은 일반기록물에 대해서는 "아직 19대 대통령기록물이 기록관에 이관된 이후 아직 정리 및 등록이 완료되지 않고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기록물 검색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조건 속에서 요청하신 기간 내의 일반 기록물을 최대한 찾아보았으나 해당기록물이 부존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정기록물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보호기간을 따로 정한 대통령지정 기록물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있거나 관할 고등법원장의 영장이 제시된 경우에만 열람·사본제작 및 자료제출 등 이 가능하다'라며 "그외 법률에 따른 자료제출 요구나 열람은 허용하고 있지 않으므로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유족 측은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한 정보목록까지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됐기 때문에 아예 검색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유족이 승소한 정보 및 이에 대한 목록까지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한 점을 확인했다"라며 "이는 심각하게 유족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이며 문 전 대통령이 뭔가 감추고 있다고 사료돼 계속해 행정소송 등 법적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의 공개 기준인 '국회의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기 위해 오는 27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 방문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국회 의결을 건의할 예정이다.
피살된 이씨의 친형인 이래진씨는 "재판에서 승소했음에도 부존재 통보를 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기기 위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