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군부대에서 수차례 상관을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사가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장민경 판사는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예비역 신모씨(24)에게 징역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란 범행이 경미한 경우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을 특정 사고 없이 경과하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신씨는 지난해 5월8일 충남 소재 육군 모부대 생활실에서 저녁점호 준비 중 소속대 병장 A씨, 일병 B씨와 C씨, D씨가 있는 가운데 피해 여성 상관 E씨를 지칭하며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니 남자친구와 여행을 가려고 당직근무를 바꾼 것 같다"며 상관을 모욕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훈련지에서 G 하사로부터 “장구류를 똑바로 차라”는 지적을 받자 다른 병사들이 있는 가운데 G 하사를 모욕했으며 27일에도 다른 병사들 앞에서 또 다른 여성 상관 F씨를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군의 지휘체계에 손상을 주고 상관인 피해자들에게 모욕감을 주었다"면서도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씨에 앞서 4월에는 후임병을 폭행하고 상관을 모욕,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처럼 상관 모욕 병사에게 선고유예 혹은 집행유예 처분이 나오자 일각에선 기강 해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경신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군대 상관을 면전에서 모욕하면 위계질서가 훼손될 위험이 크다"며 "특히 남성 사병이 여성 상관을 성적으로 모욕하면 명령 불복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