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왕숙 신도시에 기자가 가보니 농부는 없고 LH직원의...

입력 2021.03.19 06:01수정 2021.03.19 09:22
'LH를 해체하라' 현수막도
남양주 왕숙 신도시에 기자가 가보니 농부는 없고 LH직원의...
경기 남양주 왕숙신도시 예정지 LH직원 소유의 땅에 심어진 농작물 © 뉴스1


남양주 왕숙 신도시에 기자가 가보니 농부는 없고 LH직원의...
남양주 왕숙신도시 예정지 LH직원 소유의 땅에 비닐하우스들이 세워져 있다. © 뉴스1


남양주 왕숙 신도시에 기자가 가보니 농부는 없고 LH직원의...
남양주 왕숙신도시 예정지 LH직원 소유의 땅에 비닐하우스가 설치됐고, 비닐하우스 안에는 비좁은 개장이 나타났다. © 뉴스1


남양주 왕숙 신도시에 기자가 가보니 농부는 없고 LH직원의...
원주민들이 LH에 반대하며 붙인 현수막 © 뉴스1

(남양주·서울=뉴스1) 이상휼 기자,김도엽 기자 = 3기 신도시 최대 규모인 경기 남양주시 왕숙신도시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2명이 약 3000㎡(900평)에 달하는 토지를 50%씩 공동 소유 중인 정황이 발견됐다.

<뉴스1>이 왕숙신도시 내 필지의 토지대장을 분석한 결과, 2016년 5월 진건읍 신월리 내 한 필지를 LH 직원 A씨와 B씨가 7억1000만원에 사서 50%씩 공동 소유 중이다.

이들은 LH의 한 지역본부 내 같은 부서에서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B씨의 주소지는 모두 서울 중랑구이며 인접한 동(洞)에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토지 매입을 위해 수협중앙회로부터 근저당을 설정해 6억원을 대출받기도 했는데 가족으로 추정되는 C씨의 토지를 공동담보로 설정했다. C씨의 토지도 왕숙신도시 내 속해 있다.

취재진은 18일 왕숙1지구 LH직원들의 소유 땅을 찾아가봤다.

여지없이 '비닐하우스'가 나타났다. 5개동의 비닐하우스에는 '부추'가 심어져 있었다. 부추는 비교적 사람의 손길이 덜 가도 잘 자라는 작물이다.

이 비닐하우스 주변에는 각종 가구류 폐기물들이 난잡하게 쌓여 있었다.

비닐하우스 한쪽 끝에는 매우 비좁고 폐쇄적인 견사가 있었다. 큰 개 2마리 중 한마리는 자기 덩치만한 좁은 개장에 갇힌 채 취재진을 보고 짖어댔다.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이 있는지 한참을 기다려도 농부는 나타나지 않았다.

주민 D씨에 따르면 이 비닐하우스 5개동에서는 남성 1명이 농사를 짓고 있으며 인근 땅에 새로운 비닐하우스를 지어 부추를 기른다고 한다. D씨가 지칭하는 인근 땅이란 C씨 소유 토지인 것으로 추정된다.

D씨는 이 비닐하우스의 주인이 실제로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이 지역이 3기 신도시로 결정된 것은 2018년 12월로, A씨와 B씨는 발표되기 2년 반 전에 토지를 매입했기 때문에 '사전투기' 의혹에서도 비교적 자유롭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진건읍 일대 주민들에 따르면, '정부가 개발할 것이라는 예측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평생 진건을 주소지로 두고 살아왔다는 토박이 이모씨(60대)는 "이명박 정부 때 다산지구 개발계획 확정되고 남양주 토박이들 사이에서는 왜 진건(왕숙)일대 말고 다산 먼저 개발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왔다. 그때 이미 감각 있는 사람들은 정부가 조만간 왕숙일대를 개발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역민들도 예측했는데 하물며 LH직원이라면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투자했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왕숙신도시 예정지 일대에는 LH를 규탄하는 현수막으로 가득했다.
'LH를 해체하라' '왕숙에 한발짝만 들어오면 죽음을 각오하라' '투기꾼집단 LH와 보상협의는 없다'는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왕숙은 3기 신도시 예정지 중 제일 규모가 크다. 1·2지구로 나눠 총 1134㎡ 6만6000호의 주택이 들어서는 매머드급 신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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