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설문조사 해보니 결과 의외

입력 2020.07.31 11:11수정 2020.07.31 13:43
진보와 보수-중도층 의견이 엇갈렸다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설문조사 해보니 결과 의외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바라본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 2020.7.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설문조사 해보니 결과 의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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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최근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수도이전 논의에 불을 댕기고 있는 가운데, 행정수도를 '서울시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의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 2012년 이후 주요 행정부처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선 과거보다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행정수도 이전 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물어 31일 공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3%)에 따르면 행정수도를 '서울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9%,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42%였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

'서울시 유지' 응답은 서울(61%)과 인천·경기(53%), 대구·경북(52%), 부산·울산·경남(49%)에서, '세종시 이전'은 광주·전라(67%)와 대전·세종·충청(57%)에서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서울시 유지'는 18~29세(55%)와 60대 이상(54%)에서 높았고, '세종시 이전'은 30대(51%)와 40대(51%)에서 우세했다. 50대는 '서울시 유지'(47%)와 '세종시 이전'(48%)이 팽팽했다.

이념성향별로 보면 보수(59%)와 중도(58%) 층에서 '서울시 유지' 응답이 많았고, 진보층(71%)에선 '세종시 이전' 의견이 높았다.

해당 업체가 지난 2003년 12월 실시했던 조사에서는 당시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는 안에 찬성(세종시 이전)·반대(서울시 유지)가 각각 44%·43%, 그 이듬해인 2004년 6월 조사에서도 이전에 대한 찬반은 각각 46%·48%로 비슷하게 나타난 바 있다.

갤럽측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여론은 예나 지금이나 전국적으로 보면 팽팽하게 맞서고, 지역별로는 엇갈렸다"며 "17년 전과 비교할 때 '서울시 유지' 의견이 대전·세종·충청(8%→36%), 20대(35%→55%)에서 크게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행정수도를 서울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487명, 자유응답) '서울이 중심/서울이 수도임'(32%), '이전 필요성 없음/기존 유지가 좋음'(21%), '예산 낭비'(18%), '성급함/갑작스러움/혼란 가중'(9%), '불편/비효율/도시 경쟁력 약화 우려'(6%), '집값 상승/부동산 정책 효과 없음'(5%) 등을 답했다.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 사람들은(423명, 자유응답) '서울시에 너무 집중/과밀 억제'(40%), '균형 발전'(17%), '인구 분산'(16%), '부동산 시장 안정화', '행정부처를 한군데 집중해야 함'(6%) 등을 이유로 들었다.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대한 찬반 의견과 달리 2012년 이후 주요 행정부처를 세종시로 이전한 것을 어떻게 보는지 물은 결과 '잘된 일' 55%, '잘못된 일' 22%로 나타났다. 23%는 의견을 유보했다.

행정부처 이전 초기인 2013년 4월 조사에서는 '잘된 일' 43%, '잘못된 일' 28%였던 것을 감안하면 7년 전보다 긍정적 시각이 늘은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행정부처 세종시 이전을 '잘된 일'로 보는 사람은 광주·전라, 대전·세종·충청 지역 등에서 70% 내외로 가장 많았다.

최근 여권에서 청와대와 국회 뿐만 아니라 서울대학교도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3개 기관 각각에 대한 세종시 이전 찬반을 물은 결과 국회의 세종시 이전에는 찬성이 47%, 반대가 39%로 7년 전(35%/49%)과 찬반 우세가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이전에는 찬성(38%)보다 반대(48%)가 많지만, 지난 2013년(29%/56%)보다 찬반 격차가 줄었다. 서울대학교의 세종시 이전에는 찬성 30%, 반대 54%로 가장 거부감이 컸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표본추출(집전화 RDD 15% 포함)을 했으며, 전화조사원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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