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지난 1월 8일 윤 총장 측근들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 인사'를 하면서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일자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후 보름 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자 추 장관은 수사팀 관계자에 대한 '감찰 카드'를 언급하며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은 더욱 커졌다.
■'검언유착 의혹' 秋-尹 갈등 재점화?
다만 이 시기를 기점으로 코로나19 감염증 확산과 4월 총선 여파로 두 사람 간 갈등은 소강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 총선 직전 채널A 기자와 윤 총장의 최측근 검사장 간 유착의혹이 불거지면서 갈등은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이번 논란에 대해 진상을 상세히 파악하라는 공문을 대검찰청에 내려보냈고, 조 전 장관이 사퇴 전 임명을 제청했던 한동수 대검 감찰본부장은 윤 총장에게 감찰 착수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검찰 압박에 가세했다.
윤 총장이 일단 대검 인권부 조사가 먼저라며 감찰을 유보했지만 인권부 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법무부가 직접 감찰을 벌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선 이후 재개될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제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윤 총장 측근에 대한 대대적 감찰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신년기자회견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논란에 대해 '인사절차 역행'이란 규정을 내린 만큼 윤 총장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징계절차가 진행될 경우 징계 여부와 상관없이 윤 총장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적잖다. 지난 2013년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혼외자 논란'이 불거진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했고, 채 총장은 1시간 후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몸무게 100kg, 안 흔들려"
반면 여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윤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검찰총장으로서 저는 헌법정신과 국민의 뜻에 따라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여러분을 응원하고,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리겠다"며 정치권의 외압에 굴하지 않고 국민만 바라보고 중립적 자세로 검찰을 이끌어 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윤 총장은 지난해 말부터 '조국 사태'로 거센 여권의 압박을 받아왔는데도 그간 신년사 등을 통해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해 왔다"며 "자리에서 물러났을 거라면 이미 사문서위조 혐의 등으로 장모 등 가족이 연루됐을 당시 결정을 내렸겠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검찰 역사에서 윤 총장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본인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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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