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헬기추락사고 닷새째, 변수 3가지 짚어보니..

입력 2019.11.04 14:54수정 2019.11.04 15:14
기상 악화로 인해 수중수색이 순조롭지 못해
독도 헬기추락사고 닷새째, 변수 3가지 짚어보니..
중앙119구조본부 소방헬기 추락 5일째인 4일 오전 해군 청해진함에 의해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신항에 있는 해군 부대로 옮겨진 사고기 동체가 국토부 조사를 위해 특수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사고기 동체는 무진동 화물차량으로 서울로 옮겨진다. 2019.11.4/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응급환자 이송 중 독도 해상에 추락한 소방헬기 실종자에 대한 수색이 사고 발생 닷새째인 4일에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상 악화로 인해 수중수색이 순조롭지 못한데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미 숨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의 시신의 훼손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실종자 수색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고 발생 46시간만인 지난 2일 수습한 검사관(정비실장) 서정용씨(45)와 부기장 이종후씨(39)의 시신이 많이 훼손된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망망대해인 바다에서 사고 발생 닷새째인 4일 현재까지 실종자들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흔적이나 최소한의 유류품도 발견되지 않고 있는데다 사고 해역의 조류 흐름에 따라 이미 수색 반경을 벗어날 수도 있어 수색당국의 애를 태우고 있다.

실종자들, 추락 헬기 동체 인근에 있을까

다만 전문가들은 사고 충격으로 실종자들이 튕겨져 나갔다면 헬기 동체 주변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론적으로 강물의 경우 10m 수심이면 수색범위는 사고지점에서 반경 10m를 설정한다고 한다. 이를 바다에 적용하기는 물론 어렵다.

하지만 일부 해상구조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바다로 추락한 헬기 동체 주변에 실종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추락헬기 실종자 2명이 발견된 지점은 수심 72m 지점이다. 헬기 동체로부터 각각 남쪽과 남동쪽 방향으로 150m, 110m 떨어진 바다의 밑바닥에서 발견된 것도 이같은 이론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독도는 윗물과 아랫물의 흐름이 반대로 움직이는 등 어려운 상황이지만 헬기 추락 후 실종자들이 동체 주변에서 표류하다 가라 앉았다면 멀리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색당국은 표류예측시스템을 통해 얻어낸 조류 방향을 따라 북동쪽으로 수상에서의 수색범위를 54㎞까지 넓힌 상태지만, 수중수색은 동체를 중심으로 진행중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상태 따라 표류거리 다를 수도

전문가들은 실종자들이 어떤 옷을 입었는지, 또 전날 어떤 식사를 했는지 등에 따라서도 실종자들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옷 차림에 따라 부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발견된 실종자들은 옷을 반바지 등 얇은 옷을 입고 있었다. 얇은 옷이면 그만큼 부력이 없어져 물위에 쉽게 뜨지 않지만, 두꺼운 옷을 입으면 부력이 생겨 물위에 쉽게 뜰수 있어 위치 파악이 용이할 수 있다.

실종자들 중 선원 2명을 제외한 5명은 기장과 부기장, 구조대원들이어서 추락 당시 구조활동을 벌이는데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활동성이 편한 얇은 옷을 입을 수 있어 동체 주변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종자들이 전날 무엇을 먹었는지도 관건이다. 만약 실종자들이 숨졌을 경우 그날 먹은 음식물에 따라 뱃속에 가스가 차는 양이 달라 수면 위로 뜨는데 시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시신 훼손시 발견 가능성은

동체가 발견된 곳은 수심 72m다. 그러나 국제해상수색구조 매뉴얼(IAMSAR)에 따르면 30~40m 이상 수심에서 시신이 자력으로 부상한 국내외 사례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실종자들의 뱃속 가스에 의해 물에 중간지점 뜬 상태에서 해류를 만나 휩쓸려 간다면 실종자들의 행방을 찾는데는 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엔 수온이 높아 시신의 부패가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3~4일이 지나면 수중에 뜬다. 그러나 이번처럼 수온이 낮은 동해지역에서 실종자가 생긴 만큼 시신 부패 가능성은 좀더 늦춰질 수 있다.

또 하나는 수중수색의 한계성이다. 현재 포화잠수를 이용해 수중수색에 나섰지만 수색 거리에 한계가 있고 수색 기간이 길어질수록 잠수사들의 피로도도 누적돼 수색에 부담이 생기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실종자들이 사고 충격으로 몸에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숨졌다면 수생생물들에 의해 시신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사고해역에 있는 청해진함에는 음파로 물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드스캔소나(Side Scan Sonar)장비가 있지만 시신이 손상돼 음파에 면적이 작아지면 그 만큼 발견될 가능성이 줄어든다.

또 독도 주변에는 2~3개의 분화구가 있어 동체가 발견된 수심 72m지점보다 더 깊다. 만약 실종자들이 조류로 인해 수심이 깊은 분화구 지점에 내려가면 수중수색이 더 어려워져 실종자들을 찾을 가능성은 더 희박해진다.

(특별취재팀=정우용·최창호·공정식·홍성우·서근영·정진욱·남승렬·문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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