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폭우 취재 중 물속 뛰어들어 운전자 구조한 기자

2026.10.26 07:07  


[파이낸셜뉴스] 호주의 기록적인 폭우 현장을 취재하던 방송 기자가 흙탕물 속으로 가라앉던 차량에서 행인과 힘을 합쳐 운전자를 극적으로 구조했다.

22일(현지시간) 호주 공영 ABC 방송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북부 모레이필드의 한 도로에서 폭우 취재를 이어가던 ABC 방송 소속 윌 머레이 기자가 침수된 도로를 지나다 물살에 휩쓸려 가라앉는 차량을 목격했다.

당시 머레이 기자는 공원 주변의 침수 상황을 보도하기 위해 카메라 기자 리즈 피커링과 함께 현장을 촬영 중이었다. 이때 한 남성이 몰던 트럭 형태의 차량이 불어난 물속으로 진입했다가 시동이 꺼지면서 급류에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머레이 기자는 즉시 구조 당국에 신고했으나, 차량이 순식간에 가라앉고 운전자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망설임 없이 셔츠 차림으로 물속에 뛰어들었다.

현장에 있던 행인 대니얼 헤이니도 구조를 위해 헤엄쳐 합류했다. 두 사람은 침수 중인 차량 적재함에 올라타 가까운 문을 열고 뒷유리를 깨려 했으나 수압 등으로 인해 실패했다. 머레이 기자는 당시를 회상하며 "유리창 안을 들여다보니 물이 운전자의 어깨와 턱 높이까지 차올라 있었고 차량은 아래쪽으로 가파르게 기울고 있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후 머레이 기자가 조수석 쪽 뒷문에 발을 대고 온 힘을 다해 잡아당긴 끝에 문이 열렸고, 갇혀 있던 운전자는 열린 틈으로 무사히 빠져나왔다. 운전자가 얕은 물가로 구조되자마자 차량은 완전히 흙탕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현장 응급구조대는 구조가 끝난 뒤 약 10분이 지나서야 도착해, 두 사람의 신속한 판단이 없었다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당시 구조 현장은 동행했던 카메라 기자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으며, 구조 직후 세 사람이 서로를 끌어안고 안도하는 모습이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현지에서 영웅이라는 찬사가 쏟아지자 머레이 기자는 "이런 구조 활동을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전문 구조대원들의 노고가 얼마나 대단한지 깨달았다"며 공을 돌렸다.
이어 "침수된 도로로는 절대 차를 몰고 들어가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퀸즐랜드주 남부 지역에는 전날부터 24시간 동안 최대 170mm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퀸즐랜드 소방방재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주민들에게 침수 구역 차량 진입 및 물놀이를 엄격히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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