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5년간 사실혼 관계로 지낸 남편의 폭언과 폭행, 외도를 견디다 이별을 결심한 여성이 남편의 시한부 선고 소식을 듣고 재산 문제로 고민이라며 조언을 구했다.
결별 결심했는데 남편 시한부 선고... 사망하면 재산 분할 못받아
2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사실혼 남편과 이별을 결심한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20대 후반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는 A씨는 낯선 외국에서 사기를 당해 어려움을 겪던 중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고 한다. 당시 큰 도움을 준 남편과 가까워진 A씨는 자연스럽게 남편과 연인이 됐고, 남편은 비자가 만료된 A씨를 따라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A씨는 "둘 다 집을 구해야 해서 돈을 모아 함께 살기 시작했고,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며 "서류상 혼인신고 도장만 안 찍었을 뿐 부부나 다름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A씨는 "남편은 욱하는 편이어서 조금이라도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저에게 욕설을 하거나 손찌검을 했고, 다른 여자를 만나다가 들킨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느 날 문득 '내가 왜 이 사람에게 청춘을 바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헤어지기로 결심했다"며 "15년 동안 함께 살아온 만큼 정리할 게 많아서 법적인 절차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남편이 암에 걸렸고, 시한부 선고까지 받았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밉고 원망스러운 사람이라도 15년을 함께 살아왔는데,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만감이 교차했다"면서도 "그렇다고 다 덮어둔 채로 남편에게 다시 돌아갈 순 없다. 꼭 헤어질 거다"라고 했다.
A씨는 "남편은 주식 투자로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며 "저 역시 지난 15년 동안 남편과 살면서 살림을 꾸렸고, 가정을 유지하는 데 제 나름대로 기여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헤어지더라도 그동안 함께 이룬 재산은 정당하게 나누고 싶은데, 알아보니 저희처럼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에서는 남편이 사망하더라도 법정상속인이 될 수 없다고 하더라. 그게 정말이냐"며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사망 전 사실혼 관계 정리해야 재산분할청구권 인정"
해당 사연을 접한 박이찬 변호사는 "15년 동안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더라도 남편이 사망했다는 이유만으로 남편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는 없다"며 "사연자분이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사실혼 해소 소송을 통해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고, 그에 따른 재산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혼 관계가 남편의 사망 전에 실제로 해소된다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지만 사실혼 관계가 유지되던 중 남편이 사망해 관계가 종료되면 원칙적으로 생존한 사실혼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상속을 기대하기보다 남편이 생존해 있는 동안 사실혼 관계를 해소하고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지 우선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함께 거주한 기록과 가족이나 지인들의 진술, 생활비 부담 내역 등 사실혼 관계를 입증할 자료와 남편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폭행이나 부정행위와 관련된 증거가 있다면 위자료 청구 가능성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신속하게 법률 상담을 받아 권리를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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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