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파트 35층 높이에서 추락해 신체 주요 장기와 골격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생존한 20대 여성의 투병기가 공개되면서, 중증외상 치료 체계와 외상 후 신체·심리적 재활 과정에 대한 의학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출신의 27세 여성 인플루언서 완안안(활동명 와나난)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고 발생 약 17개월 만의 회복 근황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6월 건물 35층 높이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당시 그는 전신 다발성 골절, 두개내출혈, 경추 및 주요 내부 장기 파열 등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낙하 중 나뭇가지와 수풀에 부딪히며 1차 충격이 완화된 점도 결정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응급 이송 직후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마취과 등 7개 진료과가 투입된 '다학제 중증외상 집중 치료'가 생명을 건진 결정적 계기였다.
의료진은 14시간에 걸친 1차 응급수술을 진행했으며, 오른쪽 무릎 아래 다리를 절단하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환자는 중환자실(ICU)에서 50일 이상 입원하며 총 10여 차례의 대수술을 거친 끝에 의식을 회복했다. 담당 전문의는 "오른쪽 하지 일부 절단을 제외하면 주요 장기 기능이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증외상 환자에게 생존 이후의 회복 과정은 또 다른 고비다. 완안안은 의식을 되찾은 후 뇌 손상 및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선택적 기억상실증'을 겪었으며, 언어 구사와 기초적인 의사소통에 일시적인 장애를 겪었다. 또한 중환자실 퇴원 후 진정제 투여가 줄어들면서 신경병증성 만성 통증과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렸고, 장기 와병으로 근육이 소실돼 스스로 몸을 뒤척이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외상 재활 전문가들은 중증 신체 결손 환자의 회복에서 신체 기능 훈련 못지않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극복과 심리적 수용 단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완안안은 "극심한 육체적 통증 속에서 좌절하기도 했지만, 잃어버린 신체보다 여전히 나에게 남아 있는 기능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며 긍정적인 심리적 전환을 겪었음을 털어놨다. 현재 그는 휠체어 보행을 거쳐 체계적인 재활 운동을 소화하고 있으며, 조만간 의족을 착용한 보행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신건강의학과 및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은 "고도 추락과 같은 대형 외상은 신경 손상, 관절 구축, 만성 통증뿐 아니라 신체 이미지 변화에 따른 심각한 우울증을 동반하기 쉽다"며 "초기 급성기 치료 이후 조기에 관절 가동 범위를 확보하고 보조기를 적용하는 맞춤형 재활, 그리고 상실감을 극복하고 자기 통제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정서적 지지가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온전한 사회 복귀가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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