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기 의정부시가 후원하는 한글축제 시민모델 오디션에서 한복을 입고 참가한 여성이 심사위원으로부터 "한복만 고집하면 곤란하다"며 면박을 당한 사연이 알려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0일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는 전날 열린 '제3회 의정부 한글축제 시민모델 모집' 오디션에서 불쾌한 일을 겪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청록색 저고리에 연두색 치마 등 평소 즐겨 입던 단정한 한복 차림으로 오디션장에 참가했다.
사전 안내 문자에도 '단정한 복장 및 구두' 외에 금지 복장 규정이 없었던 데다, 행사 포스터에도 한복 일러스트가 다수 그려져 있어 축제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여 명의 참가자가 모인 현장에서 심사위원은 시작 전부터 "한복을 입고 온 사람이 있던데, 한복만 입는 패션쇼가 아니다. 한복만 입겠다고 고집하면 곤란하다"며 특정 참가자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A씨가 4시간을 기다려 심사대에 섰을 때도 "사전 문자를 제대로 봤으면 맥락상 한복이 안 되는 걸 알아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재차 이어졌다.
A씨는 "원피스나 샤스커트(풍성한 볼륨감을 살린 서양식 치마)를 입은 다른 참가자들에겐 아무 말도 없으면서 유독 전통 한복에만 억지 잣대를 대 억울했다"며 "한복의 이미지는 가져다 쓰면서 정작 한복을 입은 사람에게 무례하게 구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마지막 발언을 할 기회가 왔을 때 A씨는 주최측에 "'부디 다른 데 가서도 그렇게 한복을 유별난 옷으로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했다"며 "저만 상식이 없는 사람처럼 마무리된 것 같아 씁쓸했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주최 측을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포스터에는 궁중 의례복 일러스트까지 걸어두고 정작 한복 차림 참가자를 면박 준 것은 한복 모독",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도 한복을 입으셨다" 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심사위원의 화법을 문제 삼는 의견도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공식적으로 무안을 주는 발언을 왜 하나", "심사 기준에 한복이 안 맞았다면 합격을 안 주면 될 일인데 굳이 면박성 발언을 한 것은 폭력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 있었다는 한 누리꾼이 "워킹을 확인하기 위해 바지 착용을 유도하려던 것이 공지 미흡으로 와전된 것일 뿐 한복 폄하는 아니다"는 취지의 해명 글을 올리기도 했으나, "배려 없는 화법으로 참가자에게 상처를 준 주최 측의 공식 사과가 먼저"라는 반박 댓글이 이어지며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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