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장녀에게 아파트를 전부 물려주기 위해 차녀를 속여 위조된 상속재산분할 협의서에 서명하게 한 70대 어머니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상속인란 비워둔 채 차녀한테 서명받은 엄마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판사 정정호)은 지난 8월19일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를 받는 70대 김모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벌금 미납 시 하루 10만 원씩 노역장에 유치하고, 벌금 상당액의 가납도 명했다.
김씨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한 세대를 소유했던 남편이 2021년 사망하면서 장녀 A씨, 차녀 B씨와 함께 공동상속인이 됐다. 잠실주공5단지는 1978년 준공된 48년 차 아파트로, 지난 7월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김씨는 해당 아파트를 장녀 A씨에게 전부 물려주기로 결정하고 소유권을 A씨 명의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차녀 B씨 동의 없이 상속재산분할 협의서를 위조했다.
그는 2022년 5월 B씨를 불러 "아파트를 내 명의로 단독 상속해 월세를 받으며 노후를 대비하고 싶다. 언니도 동의했다"며 "동의해주면 나중에 상속 금융 재산 나눌 때 아파트에 대한 너의 상속 지분 상당을 더 계산해 챙겨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속은 B씨는 아파트 상속인란이 비어 있는 상속재산분할 협의서 말미의 '공동상속인'란에 서명했다.
이후 김씨는 곧바로 A씨를 불러 "B와는 이야기가 모두 끝났으니 아파트를 단독 상속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A씨에게 아파트 상속인란과 문서 말미의 '공동상속인 A'란에 서명하게 한 뒤 그해 6월 서울동부지법 등기국에 해당 상속재산분할 협의서를 제출했다.
사문서 위조 고소... 재판부, 모친에 500만원 벌금형
김씨 측 변호인은 "B씨가 자신의 지분을 포기하는 의사로 백지의 상속재산분할 협의서에 인감을 날인하고 인감 증명서를 내줬기 때문에 사문서위조,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동행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는 부동산 지분이 어머니인 김씨에게 귀속되는 것을 전제로 자신은 금전으로 정산받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A·B씨의 관계가 좋지 않은 데다 A씨가 해당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B씨가 자신의 지분을 A씨에게 귀속시킬 의사가 있었다고 추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사처벌의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가족관계의 범행이며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가 회복됐다"면서도 "(김씨가)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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