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수익 미끼로 10대 4명에 '살인 청부', 배후 아내는..

日 일가족 참변 강도살인 사건에 열도 충격

2026.05.22 10:46  


[파이낸셜뉴스] 일본 도치기현에서 10대 청소년들을 사주해 일가족을 참변에 빠뜨린 강도살인 사건이 발생해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범행을 지시한 20대 부부 중 남편은 사건 직후 한국으로 도주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됐으며, 인플루언서인 아내는 범행 당일에도 소셜미디어(SNS)에 춤추는 영상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연합뉴스TV에 따르면 지난 14일 도치기현 가미노카와마치의 한 주택에서 복면을 쓴 괴한들이 자택에 홀로 있던 도미야마 에이코(69) 씨를 흉기로 공격해 숨지게 하고, 이후 귀가한 40대 장남과 30대 차남까지 잇따라 공격해 중상을 입혔다.

범인들은 집 안을 뒤져 금품을 훔치려 했으며, 마당에서 개가 짖는 것을 우려해 반려견마저 잔혹하게 죽인 뒤 도주했다.

경찰이 추적 끝에 검거한 실행범 4명의 정체는 모두 16세 고등학생들이었다. 범행 장소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가나가와현에 거주하는 이들은 피해자와 일면식도 없었으며, 서로 일부만 아는 상태에서 '친구의 권유'로 모여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소년들에게 범행을 사주하고 흉기를 건넨 혐의(강도살인 지시 등)로 다케마에 카이토(28)와 그의 아내 미유(25)를 체포했다. 남편 다케마에는 범행 사흘 뒤인 17일 새벽,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서울행 항공편 탑승을 불과 수십 분 앞두고 극적으로 검거됐다. 같은 날 아내 미유는 생후 7개월 된 딸과 함께 가나가와현의 한 호텔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아내 미유가 SNS 인플루언서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커졌다. 그는 일가족이 끔찍한 피해를 본 범행 당일에도 유행하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버젓이 업로드하며 대중에게 '좋은 엄마' 이미지를 연출해 왔다.

범죄 소모품으로 전락한 미성년자들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부부가 사는 자택 인근 도로에 사건 사흘 전부터 흰색 고급 외제차가 세워져 있었는데, 이 차량이 10대 용의자들이 범행에 사용한 압수 차량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시자인 다케마에가 사건 직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소년들과 접선해 쇠지렛대 등 흉기를 직접 건넸으며, 부부가 소년들과 별도 경로로 도치기현에 진입해 범행 현장 인근에서 지시를 내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에 가담한 10대 일부는 경찰 조사에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가족과 친구를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소년 3명이 주택 내부로 침입해 실시간 지시를 받으며 강도 행각을 벌였고, 나머지 1명은 밖에서 망을 보는 등 역할 분담도 치밀했다.

현재 다케마에 부부는 "우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 부부 역시 10대들을 현장에서 조종한 '중간 지시자'일 뿐, 범행 전체를 기획한 최상위 배후(마스터마인드)가 따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망을 확대 중이다.
또한 다케마에가 범행 직후 도피처로 한국을 선택한 구체적인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일본 언론과 치안 당국은 이번 사건을 최근 급증하고 있는 '도쿠류(익명의 유동형 범죄)' 및 '야미바이토(어둠의 아르바이트)'의 전형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SNS로 '고수익 알바'를 내세워 실행자를 모집하고, 지시자는 텔레그램 등 비실명 앱 뒤에 숨어 구체적인 폭행 수위까지 통제한 뒤 범행이 끝나면 뿔뿔이 흩어지는 구조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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