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빠 잃은 제자에게 7년간 이어진 기적"…스승의 날 울린 편지 한 통

2026.05.15 05:51  


[파이낸셜뉴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아버지를 여읜 제자를 위해 7년째 매달 조용한 후원을 이어온 한 초등학교 교사의 사연이 알려져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5일 포스코교육재단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에 근무하는 A 교사다. 그의 남모를 선행은 오랜 시간 후원을 받아온 제자 B군(17)의 어머니가 재단 이사장 앞으로 감사의 편지를 보내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A 교사와 제자 B군의 인연은 지난 2016년 포항제철서초등학교 1학년 담임과 학생으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B군이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20년,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며 가정 형편이 크게 어려워졌다.

당시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던 B군의 어머니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전업주부에서 식당 서빙과 환경미화 기간제 일자리를 전전하며 생계를 꾸려야 했다. 답답하고 막막한 심정에 아이의 1학년 때 담임이었던 A 교사를 찾아가 사정을 털어놓게 되었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A 교사는 선뜻 손을 내밀었다. A 교사는 "아이에게 밥 한 끼, 빵 한 조각이라도 사주고 싶다"며 "제가 돈을 버니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라도 작은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A 교사는 그날 이후 2020년부터 올해까지 7년째 매월 1일 어김없이 15만원을 송금하며 아이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일가친척도 못 해준 일"… 눈물로 쓴 어머니의 편지

A 교사의 단 하나의 조건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B군의 어머니 역시 그 약속을 굳게 지켜왔으나, 올해 3월 마침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게 되면서 펜을 들었다. 이제는 선생님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에서였다.

B군의 어머니는 편지를 통해 "밤마다 천장을 보며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으로 눈물을 적셨습니다. 일가친척도 못 해주는 일을 해주셨습니다. 대나무 숲에 가서라도 선생님의 제자 사랑을 외치고 싶었습니다"라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 따뜻한 사연을 접한 포스코교육재단 측은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재단 이사장실에서 A 교사에게 표창장과 부상을 수여했다. 표창장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리 없는 나눔을 실천해 온 선생님의 숭고한 교육 철학과 나눔 정신을 기린다"는 문구가 담겼다.


한편, A 교사는 내년 B군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후원을 계속 이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표창을 받은 직후에도 자신의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한사코 거부하며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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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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