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혈세 61억 들여 교육시켜놨더니 전역하고 돈 벌러 민항기로 가는 파일럿

전투기 조종사 730명 등 유출…코로나 시기 주춤하다 다시 증가세
F-35A 숙련 조종사 1명 양성비용 최소 61억원…공군 "처우 개선 노력 중"

2026.05.03 06:01  
공군 떠난 베테랑 파일럿 10년간 896명…622명이 대한항공行

전투기 조종사 730명 등 유출…코로나 시기 주춤하다 다시 증가세

F-35A 숙련 조종사 1명 양성비용 최소 61억원…공군 "처우 개선 노력 중"

공군 조종사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최근 10년간 공군을 떠난 베테랑 조종사가 9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항공사 소속 조종사와의 보수격차와 열악한 근무 여건 등 처우 문제가 가장 큰 유출 원인으로 꼽히는데, 군복을 벗은 조종사 대부분이 민간 항공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공군이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자진해서 전역을 택한 숙련 조종사는 총 896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숙련 조종사는 8∼17년차 조종사로, 독자적으로 작전 운영을 할 수 있고 저등급 조종사 비행훈련을 지도할 수 있는 공군 조종 병과 핵심 인력들이다.

유형별로는 전투기 조종사 유출이 730명으로 가장 많았고, 수송기 148명, 회전익 18명 등이었다.

공군을 떠난 숙련 조종사들이 향한 곳은 대한항공 622명(69.4%), 아시아나항공 147명(16.4%), 저가항공 103명(11.5%) 등으로 집계됐다.

공군 숙련 조종사 유출 인원은 매년 100명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1년엔 7명까지 급감했고,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총 47명의 조종사가 공군을 떠나 민항사로 이직했다.

숙련 조종사 양성에는 인당 10억원 이상의 재원이 투입되는데, 조종사 유출이 가속화되면 국가적 차원에서 손해일 수밖에 없다.

숙련 조종사 양성에 투입되는 비용(비행교육·비행훈련)은 F-35A 전투기 61억7천만원, F-15K 전투기 26억7천만원, (K)F-16 전투기 18억4천만원, FA-50 경공격기 16억3천만원, C-130J 수송기 12억1천만원 등이다.

항공기 운영·유지비 등 전비태세 유지비용까지 포함하면 조종사 양성비용은 인당 수백억원 규모까지 늘어난다.

군은 무분별한 조종사 유출을 막기 위해 의무복무기간 제도를 운영해왔다.

공군사관학교 출신 고정익(전투기·수송기) 조종사의 의무복무기간은 15년, 비공사 출신은 10년(2015년 이후 임관자부터 13년)인데, 군을 떠난 숙련 조종사들의 평균 복무기간은 각각 15.2년, 10.6년으로 집계됐다. 의무복무기간을 채우자마자 군을 떠난 셈이다.


조종사 유출이 가속할 경우 남아 있는 현역 조종사들에게 임무가 가중되면서 조종사 유출의 악순환이 발생할 우려도 제기된다.

공군이 지난해 조종사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종사 유출 사유로는 민간항공사 조종사와의 보수 격차, 고난도·고위험 임무 및 비상대기 지속에 따른 스트레스, 잦은 인사이동에 따른 가족 문제 등이 꼽혔다.

공군 관계자는 "현재 조종사 충원율은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대비태세 유지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연장복무 장려수당을 인상하는 등 숙련급 조종사 유출 방지 대책을 재정립해 시행하고 있으며 조종사 복무·처우개선을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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