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중음악 평론가 존 캐러매니카는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2025년 K-팝은 악마와 싸웠다'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칼럼에서 "K-팝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세계적인 인지도가 정점에 달했지만, 업계에서 가장 유망한 그룹 '뉴진스'가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면서 이렇게 분석했다.
캐러매니카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K-팝이 세계적 시대정신 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가장 잘 보여준 보여준 문화 현상이라고 짚었다. 해당 작품이 올해 가장 많이 소비된 문화 상품 중 하나라며, 선과 악의 대립을 경쟁하는 K-팝 그룹들의 줄다리기로 풀어내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된 영화가 됐고 수록곡들은 국내외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고 특기했다. 이는 K-팝이라는 사운드, 스타일 그리고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듯하다고 봤다.
하지만 K-팝의 힘과 미래 성장 방향을 가늠하는 척도는 최근 몇 년 간 가장 혁신적인 그룹으로 떠오른 뉴진스와 소속사 어도어(하이브 자회사) 간의 법적 공방에서 나타났다고 짚었다. 뉴진스는 어도어에 계약해지를 선언했지만 법원은 지난 10월 뉴진스와 어도어의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렸고, 다섯멤버는 어도어 복귀 의사를 밝혔다. 어도어와 뉴진스의 계약은 2029년에 만료될 예정이다.
캐러매니카는 그러면서 K-팝은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지난 10년 동안은 라이벌 그룹들을 능가하는 혁신으로 전 세계 팝 음악계를 뒤흔들어 그 위상을 확고히 했다고 톺아봤다.
그런데 올해가 K-팝 산업과 예술 형식 사이의 긴장감을 극명하게 드러낸 해이자, 문화적 영향력으로서 K-팝의 규모와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해였다고 캐러매니카는 짚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담고 있는 내용이 이러한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팝 음악과 예술적 자유 사이의 긴장감을 상징하거나, 대중 매체가 열렬한 소비자들의 수용력을 이용해 조작에 취약하게 만드는 방식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에 오르고, 2026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를 비롯한 여러 부문에 후보로 오는 건, 지난 10년간의 K-팝 흐름을 반영하는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했다.
이는 2010년대 K-팝 장르의 진정한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부상과 지배력에 크게 기인한다고 풀이했다. 최근 군 복무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K-팝에서 흠잡을 데 없는 홍보대사라고 강조했다. 음악적으로 매력적이며 헌신을 보여준다고 짚은 캐러매니카는 내년 K-팝 최대의 이슈가 방탄소년단의 음반 활동과 투어라고 강조했다.
또 '블랙핑크'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Apt.)'를 비롯 블랙핑크 지수와 영국 그룹 '원디렉션' 출신 제인, 방탄소년단 제이홉과 돈 톨리버·퍼렐 윌리엄스, 제이홉과 글로릴라, 세븐틴과 핑크팬서리스, 제니와 도이치 등의 컬래버레이션은 K팝 신에서 음악적 모험이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했다.
하지만 캐러매니카는 뉴진스 사태의 그림자가 K-팝 업계 사업적, 예술적 측면 모두에 드리워져 있다고 했다. 뉴진스 활동 재개 이후 결과는 K-팝 산업이 미학을 중시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규모에만 집중하는지, 상향식 혁신을 추구하는지 아니면 하향식 지배를 추구하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특기했다.
캐러매니카는 마지막으로 K-팝이 창의성의 막다른 골목에 갇혀 있다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아울러 한국 대중음악계가 대기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활발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높게 샀다.
캐러매니카는 "K-팝 특유의 과장된 면모가 깊숙이 묻혀 있지만, 그 위에 참신하고 도전적이며 지극히 현대적인 것이 세워졌다. K-팝 산업이 내부의 피로와 불안에 맞서 싸우는 지금, 어쩌면 의도치 않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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