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가발 쓰고 립스틱 바르고 매년 9000만원 챙긴 남성의 놀라운 비밀은

2025.11.26 07:04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의 한 남성이 연금을 계속 수령하기 위해 수년간 죽은 어머니로 변장하고 살아온 사실이 밝혀졌다.

26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50대 남성 A는 3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 그라치엘라 달롤리오(82)의 시신을 세탁실에 숨기고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았다.

간호사 출신으로 현재 실직 상태인 A는 어머니 명의로 연금과 주택 3채에서 나오는 임대 수익을 받아 매년 약 5만3000유로(약 8900만원)를 챙겼다.

매체에 따르면 A는 어머니의 신분증 유효 기간이 만료되자 이달 초 어머니의 모습으로 변장하고 관공서에 갔다가 그를 수상하게 여긴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기 행각이 발각됐다.

A는 당시 가발을 쓰고 꽃무늬 블라우스에 치마를 입고, 진한 립스틱과 파운데이션을 발라 어머니로 위장했다. 진주 목걸이와 귀걸이 등 장신구도 착용하고 있었다.

관공서 직원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노부인 같았지만 목이 두껍고, 손의 피부도 80대 여성이 아닌 남성 같았다"면서 "화장 아래 면도 자국처럼 보이는 점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달롤리오(A의 어머니)의 신분증 사진과 새로 찍은 사진을 대조했는데, 인상은 비슷했지만 나이와 외형이 일치하지 않았다"면서 "목소리도 간혹 낮은 남성 톤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결국 직원은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A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세탁실에서 미라화된 어머니 시신을 발견했다. 현지 경찰은 "시신에서 부패 냄새나 체액 흔적이 전혀 없었다"면서 "완전히 건조돼 미라 상태였다.
사후 오랜 시간이 지나 자연적으로 수분이 증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수사당국은 A의 어머니가 약 3년 전 82세의 나이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현재 A씨는 시신을 불법 은닉하고 연금을 부정 수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