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배우 이승기가 고(故) 이순재의 빈소를 찾아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25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이순재의 빈소가 마련됐다. 오후 1시부터 조문을 시작한 가운데, 빈소를 찾은 이승기는 취재진 앞에 서서 "이순재 선생님께서 살아생전에 굉장히 제가 존경하고 특별한 좀 관계였다"라고 고인에 대해 회상했다.
이어 "선생님 생각할 때마다 좀 너무 뭉클했는데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선생님께서 대한민국에서 배우로 이렇게 활동해 주신 게 저는 너무나 영광스럽고 우리 후배들도 아마 그런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서 성실하게 잘해 나갈 거라고 생각을 한다"라고 얘기했다.
이승기는 또한 "선생님께서 병세가 조금씩 짙어지고 계시다는 건 알고 있었고 아마 좀 제가 위안 삼았던 건 올 초에 선생님께서 건강이 갑작스럽게 악화됐을 때 저와 제 아내가 가서 병문안을 했던 적이 있다"라며 "그래서 그 시기에 두런두런 이야기 선생님하고 나누던 시간을 가져서 그나마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말하기도.
이승기는 생전 이순재를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그때도 선생님께서 본인이 건강한 모습을 좀 더 저희에게 좀 보이고 싶으셔서 아프신데도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와서 배웅을 해 주셨을 때 모습이 아직도 눈에 좀 선하다"라고 말하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기는 이순재와의 인연에 대해서 "선생님은 제 결혼식 주례도 봐주셨고 또 마지막 '대가족'이라는 작품에서 급하게 선생님께서 출연 제의를 받으셨을 때도 '승기가 하는 거면 꼭 도와서 해야지'라는 말씀도 해 주셔서 저는 굉장히 좀 마음이 좀 아프다"라고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이승기는 "마지막까지 열심히 연기하시고 배우가 대사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철학이 있으셔서 기억력을 계속해서 복기하시기 위해서 미국 대통령 이름도 외우고 그랬던 분이신데 그곳에서는 좀 더 편하게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한편 이순재는 이날 새벽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순재는 지난 1934년 11월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철학과 재학 중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이후 1960년 KBS 1기 공채 탤런트에 발탁된 뒤 '나도 인간이 되련다', '사모곡', '풍운', '보통 사람들', '동의보감',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허준', '상도', '내 사랑 누굴까', '이산', '엄마가 뿔났다', '베토벤 바이러스', '공주의 남자', '돈꽃', '개소리'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순재는 연극 무대에도 애정을 보였다. 데뷔작 '지평선 너머'를 시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청기와집',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게트', '우리 읍내', '춘향전', '빠담빠담빠담', '세일즈맨의 죽음', '돈키호테', '앙리 할아버지와 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리어왕' 등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다작하며 배우로서 존재감을 발산했다.
또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이어지는 '하이킥' 시리즈와 예능 '꽃보다 할배'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기도 했다.
이순재는 1991년 정계에 입문한 뒤 1992년 14대 총선에 민주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서울 중랑 갑 지역구에서 당선,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다.
이순재는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건강 악화로 재활 치료를 받던 중 사망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