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태국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에서 피해자인 미얀마 여성이 기지를 발휘해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여성은 범인인 태국 남성을 속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받아낸 뒤 경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마티촌 등 태국 매체는 방콕 외곽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A씨(20·미얀마 국적)가 자신을 성폭행한 태국 남성 래왓 르 방맛(24)을 검거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10일 오전 1시30분께 방콕 외곽 농촌 지역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래왓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는 A씨에게 다가가 총을 겨누고 자신의 오토바이에 타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한 뒤, 인근 리조트로 끌고 가 성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강간범의 신상을 알아내기 위해 성관계가 좋았던 것처럼 행동하며 "또 만나고 싶으면 페이스북 계정을 알려 달라"고 했다. 래왓은 A씨의 말에 속아 넘어가 A씨를 풀어주고 자신의 계정도 알려줬다.
A씨는 오전 10시께 경찰에 신고하며 래왓의 SNS 계정도 알려줬다. 경찰은 즉시 래왓의 계정을 추적해 그의 신원을 확인한 뒤 자택에서 검거했다.
조사 과정에서 래왓은 "막노동을 하다 슬롯게임으로 번 돈으로 마약을 샀고, 약에 취한 상태에서 길을 걷던 피해자를 보고 충동적으로 범행했다"며 "성폭행 뒤 피해자가 SNS 계정에 추가하도록 날 속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