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낙태하라고 67만원 준 父, 19세 코피노 맘은..참혹

시민단체 ‘양육비를 해결하는 사람들' 본지에 제보

2025.11.14 15:18  

[파이낸셜뉴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코피노 맘(Kopino Mom)’은 19세였습니다. 아이 아빠는 60세고요.”

한국 남성과 사이에서 아이를 낳은 한 필리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단체 ‘양육비를 해결하는 사람들(양해들·구 배드파더스)’을 운영하는 구본창 대표는 14일 본지에 “5일 전 한 코피노 맘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에 따르면 필리핀 여성 A씨는 지인의 소개로 한국인 남성 B씨를 만나 사귀게 됐고, 곧 아이를 임신했다. 교제 당시 A씨의 나이는 19세, B씨는 60세였다.

A씨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아이를 낙태하라며 2만7000페소(약 67만원)를 건넸다. 하지만 필리핀은 독실한 가톨릭 국가로 낙태를 엄금하고 있다. 더구나 A씨가 살고 있는 민다나오섬 지역은 보수적인 성격이 한층 강한 곳으로, 결국 A씨는 낙태하지 않고 아이를 낳았다고 한다.

문제는 출산 뒤에 벌어졌다.
A씨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리자 B씨는 곧바로 모든 연락을 끊었고, 배신감과 생계에 대한 막막함에 A씨는 생후 3개월인 아이를 남겨두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구 대표는 “대부분의 코피노 아빠들이 양육비 소송에서 ‘절대 내 아이가 아니다’라고 한다”며 “(B씨도)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발뺌했다는데, 그렇다면 왜 돈까지 주며 낙태하라고 종용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구 대표에게 사연을 제보한 이는 “B씨는 끝까지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발뺌하고, 그동안 어떤 지원도 하지 않았다”며 “아이가 살아갈 수 있도록 금전적 보상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며 ‘코피노 아빠’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뜻을 전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