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연인과 입맞춤 후 감기몸살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 한 남성이 이른바 '키스병'으로 불리는 감염성 단핵구증 진단을 받은 사례가 알려졌다. 침으로 전파되는 이 질환은 급성 편도염과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기 쉬우며,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 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요구된다.
미국 브라운대 내과 의료진에 따르면, 한 36세 남성이 몸살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이 남성은 10일 전부터 마른기침, 인후통, 발열 증상이 동반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여자친구도 2일 먼저 유사한 증상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검사 결과 해당 남성의 편도는 붉게 부어 있었고 흰색 고름이 관찰됐으며, 양쪽 편도가 비대해져 서로 맞닿는 '키싱 편도(kissing tonsils)'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이를 감염성 단핵구증으로 진단했다. '키스병'으로도 불리는 이 질환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가 림프구를 감염시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성 단핵구증은 침 등 구강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므로, 타인과 키스를 하거나 식기를 공유할 경우 감염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감염 경위는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질환이 침을 통해 전파되는 특성상 스킨십이나 음식 공유 과정에서 여자친구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남성은 5일간 스테로이드계 약물인 덱사메타손 등을 투여받은 후 퇴원했으며, 8주 뒤에는 증상이 완전히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젊은 성인이 감염성 단핵구증에 걸리면 약 1~2주간 피로감, 권태감, 근육통이 이어지고, 이후 점차 증세가 악화하여 발열, 인후통, 림프절 비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감염자의 절반 이상은 별다른 증상을 겪지 않아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으며, 단순 몸살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이 질환은 심각하게 분류되지는 않지만, 부적절한 약물 복용 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증상이 유사한 급성 편도염과 혼동하기 쉬운데, 세균 감염이 원인인 급성 편도염은 항생제 복용이 필요하지만,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성 단핵구증에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다.
특히 '암피실린' 성분이 포함된 항생제를 복용할 경우 피부 발진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인과의 접촉 후 관련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사례는 '클리블랜드 클리닉 의학 저널(Cleveland Clinic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