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18개월밖에 못 산다" 췌장암 진단 후 기적

2025.10.28 03:50  

[파이낸셜뉴스] 28세라는 젊은 나이에 췌장암 3기 진단을 받고 최장 18개월의 생존 가능성을 통보받았던 한 남성이, 희귀한 고난도 수술을 통해 병을 이겨내고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언론 미러(Mirror) 등 보도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인 댄 가들리(30)는 2021년 말 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당시 의료진으로부터 시한부 소식을 들은 직후, 그는 병상에서 바로 연인인 안나(30)에게 청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양이 주요 동맥 감싸 수술 난항

진단 2주 후 가들리 씨는 폴피리녹스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영상 진단 결과 종양이 주요 동맥을 감싸고 있어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의료진은 당초 계획했던 '비가역적 전기천공술' 대신 췌장과 담낭, 총담관까지 전부 절제하는 전췌장절제술을 시행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는 시행 사례가 드물고 생존 통계가 많지 않은 매우 난이도 높은 수술법이다.

가들리 씨는 "의사들이 수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지만, 시도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희망처럼 다가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긍정적인 태도로 치료에 임했던 것이 결국 최선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수술 후 그는 의료진에게서 "종양 전체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결과를 전달받았고, 추가적인 항암 치료 과정을 거쳐 2022년 7월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다. 현재 그는 주 4회 사이클링을 하며 건강을 되찾았으며, "췌장암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가 높아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췌장암, 조기 진단 어려워

한편, 췌장암은 췌장 내 세포에서 기원하는 악성 종양이며, 초기 단계에 특이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상복부 통증, 급격한 체중 감소, 황달 등이 주요 증세로 나타나지만, 환자의 80% 이상이 진단 당시 이미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진행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새로 진단된 췌장암 환자는 9,780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약 3.5%를 차지했으며, 전체 암 발생 순위에서 8위를 기록했다. 환자의 절반 이상은 60대와 70대 연령층에 집중되었다.


췌장암은 주요 암 가운데 5년 상대생존율이 16.5%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췌장절제술과 같은 고난도 수술법의 성공 사례와 함께 항암·표적·면역 치료의 병용 전략이 보고됨에 따라, 특히 젊은 환자들에게서 완치의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복부 통증, 원인 불명의 체중 감소, 황달, 소화 불량 등의 증세가 계속될 경우 지체 없이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