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야생 그리즐리 곰에게 습격당한 60대 남성이 맨손으로 싸워 살아남은 사연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남성은 전직 권투선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지난 2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크랜브룩 북동쪽 지역에서 아내와 함께 엘크 사냥을 하던 조 펜드리(63)가 어미 곰과 새끼 두 마리를 마주쳤고, 곰에게 쫓겨 필사적인 사투를 벌였다고 전했다.
펜드리의 아내인 재니스 펜드리는 다가오는 곰을 쫓기 위해 다리에 총을 쐈다. 그러나 곰은 멈추지 않고 달려들었고, 펜드리는 곰과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곰은 펜드리의 머리를 물었고, 펜드리는 곰의 코를 반복해서 때리며 싸움이 이어졌다.
펜드리의 아내는 "남편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동안 입술과 두피 일부가 찢어지고, 손가락 하나가 잘렸으며 뼈가 여러 곳 부러지는 등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남편의 권투 선수 경력과 야외 사냥 가이드로 일했던 경험이 그의 목숨을 구했다고 덧붙였다.
사투 끝에 결국 펜드리는 곰을 물리쳤으나 크게 다쳤고, 아내가 911에 신고해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펜드리는 코와 광대뼈, 양 팔, 갈비뼈에 골절상을 당했으며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펜드리는 현재 회복 단계에 있지만, 아내는 그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을 겪고 있다며 "아직도 남편은 곰에 대한 꿈을 꾼다”고 말했다. 또한 고속도로 유지보수 회사에서 현장 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남편이 직장에 다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자연보호관 서비스(COS)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며칠 뒤 해당 지역에서 펜드리를 공격한 곰이 죽은 채 발견됐으며 사인은 패혈증이라고 밝혔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