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직장 회의 중 말문이 막힌 한 여성이 다발성 뇌종양을 진단 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최근 영국 매체 미러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회의에서 발표하던 직장인 로라 크리칠리(40)는 갑자기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등 불편함을 느꼈다. 이후 동료의 부축을 받아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자동차 시동 거는 법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정밀 검사를 통해 뇌종양이 8개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말기 암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병원 의료진이 재검토한 결과, 유전 질환 가능성이 의심됐다. 결국 MRI 촬영에서 로라의 좌뇌(언어중추 부위)에 7개, 뇌 중심부 깊은 곳에 1개의 종양이 발견됐다. 이어 시행된 유전자 검사에서는 신경계 종양을 유발하는 제1형·제2형 신경섬유종증이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뇌수막종관련 7가지 유전적 표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담당 의료진은 로라가 젊고 다른 기저질환이 없다는 점에서, 단순 경과관찰 대신 수술적 제거가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로라는 수술 준비와 회복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남편 리는 걷기 챌린지를 통해 뇌종양 연구를 위한 인식 제고와 저스트기빙(justGiving)에서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종양 증상…두통, 구토, 언어장애 등 대표적
뇌 속에 생기는 종양은 작더라도 치명적일 수 있다. 두개골 안의 공간이 제한돼 있어, 작은 종양이라도 뇌압을 높이거나 신경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뇌종양은 뇌나 중추신경계 조직에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세포 덩어리를 뜻한다. 뇌 자체에서 생긴 '원발성 뇌종양'과 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이차성 뇌종양'으로 나뉜다.
진단법으로는 MRI·CT 등 영상검사가 활용된다. 또 정확한 감별을 위해서는 조직검사와 유전자 분석이 필수다. 증상은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두통, 구토, 언어장애, 시야 이상, 발작, 기억력 저하 등이 대표적이다.
뇌종양의 발병률은 국제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약 10명이다. 국내에서는 2022년 기준 악성 뇌종양 환자가 1만 2140명, 양성 뇌종양 환자는 5만 5382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전체 암 환자 중 뇌종양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0.7%이다. 소아에서는 전체 종양의 20~40%를 차지한다.
한편 치료는 종양의 위치와 성질에 따라 수술, 방사선,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한다. 완전 절제가 어려운 경우 기능 보존을 위해 '각성 수술(awake surgery)'이 시행되기도 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