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짜로 가져가세요” ‘가짜 뉴스’에 감자 150톤 털린 농부

2025.10.24 05:30  

[파이낸셜뉴스] 폴란드에서 한 농부가 감자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거짓 소문 때문에 정성스레 일군 감자 150t을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바이스 등 복수의 외신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폴란드 포드카르파치 지역 농부 피오트르의 소식을 전했다.

사건은 그가 농부가 감자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는 내용의 영상이 SNS에서 확산하며 벌어졌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피오트르의 밭에서 “농부가 팔 수 없는 감자 150t을 버렸다”며 “아무나 공짜로 가져가라고 했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남자는 감자의 수확과 저장을 마친 뒤, 구매자를 찾을 수 없게 된 농부가 주민들이 가져가길 바라고 있고 설명했다. 이 영상을 믿은 수백 명의 사람들은 자루, 양동이, 심지어 농장 트레일러까지 끌고 피오트르의 감자밭으로 달려와 감자를 실어갔다.

그러나 ‘감자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이 영상 내용은 거짓이었다. 당시 피오트르는 가족 모임 참석차 농장을 비운 상황이었는데, 자신의 밭에서 낯선 사람들이 감자를 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감쪽같이 모르고 있었다.

결국 농장으로 돌아온 피오트르는 이미 초토화된 밭에서 감자 조각만 굴러다니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피오트르는 “정말 충격을 받았다. 68세인데 평생 이런 일은 처음 겪어봤다”며 “공포 영화의 악몽 같았다”고 말했다.

“한 남자는 사람들을 보고 흥분해서 가방 두 개 분량의 감자를 가져갔다며 내게 사과했다”며 “수십 t을 가져간 사람들도 있더라”고 했다. 실제로 60t 분량의 감자를 혼자 가져간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년간 농사를 지었다는 피오트르는 아직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반환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소란 피우고 싶지 않다.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평화롭게 해결하고 싶지만, 반응이 없다면 이후엔 나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심정을 전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여러 명의 주민이 피오트르에게 연락해 도난당한 감자를 돌려주거나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