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뉴스1) 장수인 기자 = 여자 친구를 살해한 뒤 1년여간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은닉한 40대가 검찰에 넘겨졌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2일 살인 및 사체은닉 등 혐의로 A 씨(40대·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0월 21일 군산시 조촌동의 한 빌라에서 당시 사귀던 여자 친구 B 씨(40대)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김치냉장고에 시신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30분께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실종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B 씨의 동생은 언니가 1년 동안 메신저로만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이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공조 요청을 받은 군산경찰서는 수사에 착수, B 씨의 남자 친구였던 A 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하고 조사에 나섰다.
당시 A 씨는 경찰로부터 걸려 오는 전화를 피하기 위해 현재 여자 친구인 C 씨에게 대신 받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A 씨의 범행 사실을 알게 된 C 씨는 지인을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고, 당일 오후 7시 20분께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 씨의 진술에 따라 과거 B 씨와 함께 거주했던 조촌동 빌라에서 B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B 씨의 시신은 김치냉장고에 보관되고 있었다.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 이후 B 씨 가족의 연락에 메신저로 답하고, 빌라 월세를 납부하는 등 범행을 은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시신을 은닉하기 위해 직접 김치냉장고를 구입했으며, 그 사이 B 씨 명의로 대출을 받고 카드를 사용하는 등 추가 범행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당시)주식 문제로 다투던 중 B 씨를 살해한 뒤 냉장고에 시신을 숨겼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지난달 30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했을 당시 "왜 죽인 거냐, (시신을) 왜 숨긴 거냐, 냉장고 구입 계획된 것이었냐,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은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만 답했다.
경찰은 B 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에 대한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에 넘겼다"면서도 "A 씨가 범행 후 B 씨 명의로 대출을 받은 정황에 대한 수사는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