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노부모와 딸 생각으로 버텼다" 우물서 기적 생존 中 여성의 한 마디

2025.10.01 04:20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여성이 산책 도중 깊은 우물에 추락했지만, 54시간을 버틴 끝에 극적으로 구조돼 화제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3일 푸젠성 취안저우에서 A씨(48)는 숲속에서 산책하다가 예상치 못하게 깊은 우물로 떨어졌다.

가족들은 실종 직후 직접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A씨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결국 이튿날인 14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본격적인 수색은 15일 아들이 민간 구조 단체인 ‘진장 루이통 블루스카이 구조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10명으로 꾸려진 구조대는 열화상 드론을 띄워 수색에 돌입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45분께 풀숲에 가려진 우물 속에서 희미한 구조 요청 소리를 듣고 A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그는 물에 잠긴 채 우물 벽 틈을 붙잡고 있었다. 스스로 돌을 파내 임시 발판을 만들고 2박 3일을 버티고 있었다. A씨는 우물에 빠졌지만 수영을 할 줄 알았던 덕분에 벽에 박힌 돌을 붙잡고 떠 있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위쪽은 좁고 아래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우물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A씨는 벽을 오를 힘은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절망에 휩싸여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 많았다. 우물 바닥은 새까맣고 모기가 우글거렸다. 근처에서는 물뱀 몇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며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노부모와 대학에 갓 입학한 딸을 떠올리며 버텼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구조 직후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갈비뼈 두 개가 부러지고 경미한 기흉 증세가 확인됐다. 아울러 오랜 시간 우물 벽을 붙잡고 있던 탓에 손에는 깊은 상처가 남았다. 현재는 치료를 받으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