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우리들의 발라드' 탑백귀 대표단 정재형은 "사람들이 능숙한 사람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 아니다, 이렇게 떨리고 수줍어하는 모습이 많은 사람들이 귀 기울여 듣게 되는 이유일 것"라고 말했다. 박경림은 "음악 잘 몰라도 좋은 건 알아요"라고 했다. 가장 잘하는 사람이 아닌, 듣는 이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사람을 찾는 '우리들의 발라드'를 제대로 설명하는 표현이다.
SBS '우리들의 발라드'(이하 '우발라')가 지난 23일 베일을 벗었다. 'K팝 스타' 등 SBS 오디션 예능을 선보인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우리들의 발라드'는 우리 기억 속 순간마다 함께했던 인생 발라드를 공유하고 그 시절 나의 노래였던 발라드를 새롭게 불러줄 2025년의 새로운 목소리를 찾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10대 20대 참가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추억 속 '그 시절' 노래는 평균 나이 18.2세 참가자들의 무대에서 새로운 매력으로 재탄생했다.
'우발라'의 차별점은 '탑백귀' 심사단이다. 대중성으로 가려지는 '탑백' (톱100) 차트를 의미한다. 기존 오디션이 연예 기획사 대표, 프로듀서, 가수 등 전문가의 심사에 가중치를 뒀다면, '우발라'는 연예인 9명을 포함한 150명의 '탑백귀' 심사단이 동일한 한 표로 합격을 결정한다.
앞서 박성훈 CP(기획 프로듀서)는 "가장 속 시원한 오디션이 될 것"이라며 "많은 시청자가 오디션 프로그램 전문가들의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난 그냥 다른 노래가 좋고 끌리는데?'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발라드'는 그런 마음이 쏟아져나오는 오디션"이라고 강조했다.
합격 기준은 '끌림'이다. 맑고 청아한 음색 혹은 기교가 없이 담백한 가창 스타일이 '버튼'을 누르는 이유일 수 있다. 듣는 이의 개인적인 추억을 떠올리게 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무대 위에서 보여준 풋풋한 모습이 응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부족한 가창 기술이나 퍼포먼스는 관객의 끌림이 채운다.
첫 미션은 '우발라'가 추구하는 '끌림'과 '취향' 키워드를 강조했다. 탑백귀 100인 이상에게 선택받아야 합격하는 가운데 이예지는 150표 중 146표로 최다 득표했다. 초등학생 시절 택배 일을 하셨던 아버지의 트럭을 타고 등교한 3년 동안 아버지와 들었던 임재범의 '너를 위해'로 진한 울림을 전했다. 세 자녀가 있는 차태현은 이예지의 무대에 깊게 이입하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 내어 참가한 송지우는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을 선보여 합격했다. 청아한 목소리와 수줍은 소녀의 감성으로 해석한 무대가 호평받았다.
반면, 9인의 대표단이 거의 합격을 눌렀지만, 100표를 넘지 못한 참가자는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탑백귀'의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탑백귀' 심사단이라는 강력한 차별점을 강조한 '우발라' 1회다. 시대의 명곡들을 다시 추억하는 시간도 '발라드' 장르가 주는 감성을 더욱 짙게 했다.
'우발라' 첫 방송은 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 4.5%로 출발했다. '2049 시청률' 역시 1.1%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VOD(다시 보기) 서비스가 제공되는 넷플릭스에서는 한국 시리즈 순위에서 5위로 진입했다.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연령 18.2세 참가자들의 진정성이 OTT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기 충분했다는 평이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해 아쉬운 점도 보이긴 했다. 2시간 20분의 긴 러닝타임과 다소 느리게 진행되는 편집 스타일은 발라드 장르와는 어울리지만, 오디션만의 긴장감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포인트다.
또 기존 가수의 무대를 재현하는 모창 오디션이 되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것도 필요하다는 평가다. '우발라'에서는 명가수들이 남긴 무대 영상이 긴 시간 공개되고 이들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김광석을 좋아한다는 이지훈의 무대가 그 예다.
'오디션'의 성패를 가르는 건 결국 '스타' 탄생이다. '대중성'을 기준으로 뽑는 '우발라' 표 'K팝 스타'가 탄생할 수 있을까. 박성훈 CP는 "한 세대를 책임질 큰 가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